3분기 최대 순이익 평가, 중징계 확정되도 1년 현직 유지돼
라임 증선위 연기 속 금융당국과 대립 이미지는 부담으로
박정림 KB증권 대표이사가 연임에 성공했다.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로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았지만, 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실적을 경신하는 등 성공적으로 회사를 이끈 경영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KB금융지주는 18일 계열사 대표이사후보 추천위원회를 열고 박정림 현 KB증권 대표이사의 연임을 의결했다. 박 대표는 12월 중 예정인 주주총회를 통과하면 1년 더 대표직을 유지하게 된다.
박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 결정적인 이유는 실적이다. KB증권은 올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 345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2418억원 대비 42.7% 증가한 규모이며,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다. 동학개미운동으로 유입된 투자자금에서 발생한 대규모 브로커리지 수익이 발생한 부분이 호실적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대추위 관계자는 "재임기간 중 경영성과, 중장기 경영전략 등 추진력과 시장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변화혁신 리더십 등을 종합 검토해 대표이사 후보로서의 적정성을 면밀하게 살폈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의 연임이 주목받는 이유는 지난달 10일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에서 라임펀드와 관련한 내부통제 미흡으로 문책경고의 징계를 받았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금융회사 임원에 대해 해임권고·직무정지·문책경고·주의적경고·주의 등 5단계의 제재를 내릴 수 있는데, '문책경고' 이상은 중징계에 해당한다. 문책경고를 받으면 3년 동안 금융사 임원선임이 제한된다.
하지만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제재심 의결을 내년으로 미루면서, 박 대표에 대한 중징계도 확정되지 않았다. 이처럼 박 대표는 징계가 확정되기 전에 연임이 이뤄진 만큼 금감원의 중징계 판정에 대한 집행정지 등 별도의 소송 없이도 대표직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일각에서는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증선위 최종 선택을 앞두고 연임을 결정할 만큼 두터운 신뢰를 보냈지만, 당국과 대립하는 이미지를 갖게 된 것은 부담스러운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최종 의결권자인 증선위의 최종 제재 확정을 앞에 두고 징계 대상자를 연임시켰기 때문이다. 만약 내년에 증선위가 박 대표에 문책 경고를 최종 확정하더라도 규정 상 연임을 무효화 시킬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