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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근의 되짚기] 코로나19로 위축된 외식업계, 난데없는 유튜버 주의보


입력 2020.12.21 07:00 수정 2020.12.20 19:09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한 유튜버의 거짓 영상에 해당 가게는 영업 중단…오해 풀린 뒤엔 이미 늦어

논란으로 인한 피해자는 결국 기업…마케팅 효과에 의존해 맹신은 금물

간장게장 식당의 음식 재사용 의혹을 제기한 유튜버 방송 영상 장면.ⓒ유튜브 채널 햐안트리 캡처

최근 대구에서 간장게장 가게를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의 호소가 유통가 전체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지난 16일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올라온 이 글은 18일 오후 4시 기준 4만1274명의 동의를 받았다.


구독자가 60여만명에 이르는 어느 유튜버의 거짓 방송으로 인해 결국 영업을 중단했다는 내용이다. 이 유튜버가 올린 ‘음식을 재사용하는 무한리필 식당’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조회 수 100만뷰에 달할 정도로 이슈가 되면서 해당 가게에 무차별적 악플이 쏟아져 도저히 영업을 이어갈 수 없었다는 것이다.


그는 “코로나보다 더 무서운 유튜버의 갑질과 횡포를 법과 제도로 막을 수는 없는지 너무나 답답하고, 자영업자들이 마음 편하게 장사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마련해 줄 것을 청원한다”고 밝혔다.


후에 음식 재사용에 대한 오해가 해소돼 해당 유튜버는 사과 영상을 올렸지만, 이미 가게는 영업을 중단한 뒤였다.


외식업계는 가뜩이나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 억장이 무너진다는 반응이다. 일부 인기 방송 프로그램이나 유튜버의 영상을 통해 소개돼 ‘맛집’으로 등극하는 사례도 있지만 반대로 하루아침에 ‘못 믿을 가게’로 전락해 결국 사업을 접는 비극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유튜브 영상과 유튜버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가 인기 연예인에 버금갈 정도로 큰 파급력을 갖게 되면서 앞으로 이런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듯 싶다.


이번 사건에서 16년 전 쓰레기 만두 사태의 데자뷰를 느꼈다. 당시 경찰과 언론의 거짓 발표와 보도로 전국 130여개 중소 만두제조업체는 파산 위기를 맞았다. 1년 후 보건당국의 조사 결과 대부분 무죄 판결을 받아 억울한 누명은 벗었다. 하지만 그 사이 파산한 업체들과 급감한 매출로 고통을 받은 업체들에 대한 보상은 아직도 이뤄지지 않았다.


유튜브나 SNS가 소비력이 왕성한 10~20대의 핵심 콘텐츠로 떠오르면서 상품의 인지도를 높이고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이를 활용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식품, 외식, 패션, 뷰티 등 소비자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유통기업의 경우에는 이들과 더 밀접한 관계를 맺을 수 밖에 없다.


특히 TV광고 등 전통 매체에 비해 제재는 적고 효과는 높다보니 유튜브, SNS 등 온라인 마케팅을 포기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논란이 계속되면서 유통업계도 난감한 분위기다. 올 7월에는 유명 스타일리스트를 시작으로 인기 연예인 등 유명 유튜버들의 뒷광고 논란으로 곤욕을 치렀다.


문제가 발생하면 결국 가장 큰 손해를 입는 것은 기업들이다. 당장 해당 상품의 판매량이 떨어지는 것부터 기업가치나 신뢰도 하락까지 유무형 피해는 고스란히 기업이 져야 한다.


과유불급.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넘치는 것은 모자란 것만 못하다. 특히 식품이나 외식 등 음식과 관련해서는 한 순간의 실수가 그동안 쌓은 모든 것을 한 번에 무너뜨릴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유튜브를 통해 광고를 하려는 기업도, 이를 제작하는 유튜버도 모두 말이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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