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뛰는' 코스닥, '나는' 벤처펀드…고평가 논란 벗는다


입력 2020.12.17 05:00 수정 2020.12.16 13:12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최근 6개월 동안 코스닥벤처펀드에 807억원 유입…평균 수익률은 14.39%

2018년 이후 연고점 높이는 코스닥, 소득공제·공모주 혜택에 투자심리 개선

지난 15일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73포인트(0.19%) 오른 931.27에 거래를 마치면서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뉴시스

코스닥벤처펀드에 뭉칫돈이 유입되고 있다. 연중 최고점을 기록한 코스닥 시장에서 벤처기업들이 선전한데다, 올해 연말 일몰되는 소득공제 혜택을 누리기 위한 투자자들이 대거 유입된 영향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지속해서 개선되고 있는 코스닥에 대한 투자심리와 공모주 우선 배정 등 혜택이 탑재된 만큼 코스닥벤처펀드가 고평가 논란을 벗고 시장에 안정적인 안착에 성공한 것으로 보고 있다.


17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코스닥벤처펀드에 총 705억원의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집계됐다. 펀드별로는 '에셋원공모주코스닥벤처증권투자신탁제4호[주식혼합-파생형]A'에 388억원의 가장 큰 규모의 자금이 유입됐다. 20억원의 자금이 유입된 '코레이트코스닥벤처플러스증권투자신탁[주식혼합-파생형]_A-G'는 2.11%로 해당 기간 동안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펀드 가입 기간을 6개월로 늘려도 설정액과 수익률은 모두 상승했다. 최근 6개월 간 코스닥벤처펀드 설정액은 807억원 증가했다. 이 기간 동안 전체 코스닥벤처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14.39%로 집계됐다. 펀드 가운데에선 '에셋원코스닥벤처공모주리츠증권투자신탁[주식혼합-파생형]A'이 가장 많은 557억원의 자금을 끌어모았다.


정부는 지난 2018년 3월 시장활성화를 목적으로 코스닥벤처펀드를 출시했다. 코스닥·벤처 등 유망 기업들의 원활한 자금 조달을 지원하기 위해 고안됐다. 이에 코스닥벤처펀드는 전체 자산의 15%를 벤처기업이 새로 발행하는 주식에, 나머지 자산 중 35%는 코스닥 상장 기업에 의무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코스닥벤처펀드는 부진했다. 올해 6월9일 기준 코스닥 벤처펀드의 1개월 수익률은 8.79%에 달했지만, 406억원에 달하는 설정액이 빠져나갔다. 당시 'KTB코스닥벤처증권투자신탁' 펀드가 투자한 비상장사 에이유의 전환사채(CB) 보유량의 95%가 상각되면서 100억원대 손실이 발생하는 등 악재가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데일리안

이처럼 부진했던 코스닥벤처펀드가 투자자들의 발길을 돌려세운 건 최근 증시의 활황 때문이다. 지난달 26일 상승을 시작한 코스닥지수는 이번 달 15일까지 총 14거래일 가운데 13일 동안 상승하면서 931.27포인트로 마감했다. 지난 2018년 1월29일 927.05포인트로 치솟은 이후 최대치다. 이에 투자자들의 코스닥에 대한 심리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돌아섰다는 분석이다.


특히 코스닥시장에서 벤처 기업들이 호조를 나타낸 부분이 펀드 투자심리 개선에 긍정적으로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20개사 가운데 65%에 해당하는 13개사가 벤처기업이었다. 알테오젠, 제넥신, 펄어비스 등 20위권 안에 포함된 벤처기업 13개사가 코스닥 시장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2.4%에 달했다.


아울러 올해 연말에 종료되는 소득공제 혜택도 투자자금 유입을 부추긴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코스닥벤처펀드를 도입과 함께 2020년 12월31일까지 투자자금 가운데 최대 300만원의 소득을 공제하는 혜택을 부여했다. 코스닥벤처펀드의 투자기업들은 성장 가능성은 높지만 기대했던 성과를 내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는 판단에서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정부가 투자 양도소득세를 올리겠다는 기조를 보이면서 올 연말까지 10%를 소득공제 혜택이 주어지는 코스닥벤처펀드에 올라타는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일부 들어왔다"며 "최근 코스닥 시장의 주가수익비율이 80배를 넘기는 등 고평가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와중에 펀드가 지속해서 플러스 수익률을 낸 부분도 투자자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최근 기업공개(IPO) 시장이 활성화된 부분도 코스닥벤처펀드 호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닥벤처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는 코스닥시장에 신규 상장하는 기업의 공모주 물량 30%를 우선 배정받을 수 있다. 지난 9월 카카오게임즈가 1524.8대 1의 최종경쟁률과 58조5543억원의 증거금을 끌어모으는 등 최근 코스닥 공모주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면서 이와 관련한 투자 수요도 급증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지난 2017년 3월 이후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최대 규모의 자금이 유출된 가운데 코스닥의 강세로 월간수익률이 상위를 기록한 코스닥벤처펀드에는 지속 자금이 들어왔다"며 "특히 코스닥 종목의 공모주 30%를 우선 배정하는 혜택이 있는 만큼 청약에서의 유리한 위치 선점을 위한 투자자금이 코스닥벤처펀드로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