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재일과 최형우까지 FA 대박 계약 품에 안아
나이가 계약 협상에서 걸림돌로 작용하지 않아
FA 거품이 사라진 기간은 고작 1년이었다. 겨우 붙잡는 듯 보였던 KBO리그 FA 시장의 분위기가 다시 활활 타오르고 있다.
2021년 FA 시장에는 총 16명의 선수들이 이름을 올렸고 지금까지 6명의 선수들이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1호 계약 선수는 김성현으로 2+1년 11억 원의 섭섭하지 않은 대우로 SK에 잔류했고, ‘LG맨’ 김용의 역시 1년 2억 원에 합의했다.
혹시나 했던 FA 시장의 거품은 허경민이 두산에 잔류하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허경민은 KBO리그 FA 역사상 최장 기간인 7년(4+3년)을 보장받게 됐으며 액수 역시 85억 원(최초 4년 65억 원)으로 잭팟을 터뜨렸다. 허경민이 포문을 열자 이번에는 최주환이 4년간 42억 원으로 SK 유니폼을 입게 됐다.
두산 왕조의 또 다른 밑거름이었던 오재일도 대박 계약을 품었다. 그는 30대 중반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삼성과 4년 50억 원에 계약하며 생애 첫 FA 계약을 만족스럽게 마쳤다.
그로부터 몇 시간 뒤 이번에는 광주에서 소식이 들려왔다. 4년간 꾸준한 활약을 펼쳤던 최형우가 잔류를 선언, 3년간 47억 원을 보장받으며 내년에도 타이거즈의 4번 타자로 나설 전망이다.
지난해에도 KBO리그 FA 시장은 안치홍, 오지환, 김선빈 등 굵직한 선수들이 나왔다. 하지만 대부분의 구단들이 외부 FA 영입을 위해 나서지 않았고, 급기야 지갑까지 닫으면서 대형 계약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로 인해 최고액 계약은 옵션이 잔뜩 붙은 안치홍의 2+2년 56억 원이었다.
불과 1년 만에 기류가 바뀐 FA 시장이다.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성적을 내지 못한 구단들은 확실한 투자를 해야만 순위를 끌어 올릴 수 있음을 알게 됐다. 실제로 올 시즌 우승팀 NC가 양의지 영입 후 전력이 급상승했고, 2017년 KIA 역시 최형우를 통해 우승의 퍼즐 조각을 맞췄다. LG 역시 김현수를 데려오며 꾸준한 성적을 낼 수 있게 된 팀이다.
선수 영입 경쟁에 다시 불이 붙으며 아직 계약을 완료하지 못한 선수들 몸값도 덩달아 뛰어오를 전망이다.
특히 최형우가 30대 후반 나이에도 불구하고 연평균 16억 원의 대박을 터뜨린 점은 재자격 FA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협상 과정에서 적지 않은 나이가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었으나 최형우라는 사례가 만들어졌기 때문에 이대호와 김재호, 차우찬, 우규민 등도 보다 자신 있게 구직활동을 펼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