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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응 얻는 국민의힘 '대국민호소', 당력 더욱 집중한다


입력 2020.12.14 13:20 수정 2020.12.14 13:21        최현욱 기자 (hnk0720@naver.com)

민주당 독주 맞서 '대국민 여론전' 기댄 국민의힘, 지지율 상승세

중도층·무당층서도 상승…진정성 담긴 메시지 효과적 작용 평가

윤희숙 등 주목받은 필리버스터…민주당 강제 종료로 막 내리지만

전직 대통령 문제 대국민사과·인사청문회 국면서 당력 집중 계획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거대 여당의 입법 독주에 맞서 '대국민 여론전'에 기대고 있는 국민의힘의 최근 행보가 국민의 공감대를 얻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진정성이 담긴 메시지를 통해 더불어민주당이 보이고 있는 독주 행보의 부당함을 호소한 것이 성공적으로 작용했다는 관측이다.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는 다수 의석을 앞세운 민주당의 종결 강행에 막히게 됐지만, 이어지는 정국 현안에서 더욱 당력을 집중한다는 복안이다.


14일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YTN의 의뢰로 지난 7일부터 11일까지 전국 유권자 2,53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 오차범위 ±2.0%포인트)에 따르면, 정당지지율에서 국민의힘이 지난주 대비 0.3%p 상승한 31.6%를 기록해 30.8%를 기록한 민주당에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


무엇보다 중도층에서 민주당의 지지율을 앞질렀다는 점이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자신의 정치성향이 중도층이라고 밝힌 응답층에서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32.5%, 민주당 지지율은 30.5%였다.


지난주 민주당을 비롯한 범여권이 단독 처리를 강행하며 야당의 강도 높은 반발을 촉발했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에 대한 국민 여론도 싸늘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지난 11일 전국 18세 이상 500명을 대상으로 의견을 물은 결과, "개정안 통과가 잘못됐다"고 밝힌 응답자가 전체의 54.2%로 절반을 넘는 것으로 조사된 것이다.


해당 조사에서도 역시 중도층(58%)과 무당층(51.7%)에서 개정안 통과가 잘못됐다는 의견을 내 이 법안을 강렬하게 반대했던 국민의힘의 손을 들어줬다. 이 조사는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4.4%포인트이며.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이 11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국정원법 개정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 같은 민심의 기류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앞장서 본회의장에서 진행한 필리버스터가 기존 지지층 결집에 더해 중도층과 무당층의 호응까지 이끌어낸 덕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저는 임차인입니다"로 시작한 임대차 3법 반대 5분 발언으로 화제를 모았던 윤희숙 의원이 이번에도 12시간 47분이라는 필리버스터 역대 최장시간 신기록을 세우며 주목을 받았다.


윤 의원은 프랑스 정치학자 알렉시스 드 토크빌의 '미국의 민주주의'와 진보 정치학계의 원로 최장집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의 논문 등을 인용해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의 주류로 자리잡고 있는 586 운동권 세대의 아집과 비이성적인 국정 운영을 신랄하게 꼬집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당내 최다선인 정진석 의원이 윤 의원을 향해 "과연 한국의 마가렛 대처"라며 "민주주의 정치철학에 관한 윤희숙 의원의 수준 높은 명강의가 힘차게 이어졌다"고 극찬을 남겼으며, 관련 기사에 네티즌들의 호의적인 댓글이 이어지기도 했다.


한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단순한 지지율 수치라는 것은 언제든 파도에 휩쓸릴 수 있기에 일희일비하지 말자는 것이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지도부의 기본 입장이지만, 국민에 진심으로 다가가려 했던 시도가 어느 정도 진정성 있게 작용한 것 같다"며 "과거의 이미지처럼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정당에서 벗어나 건설적인 비판과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당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전날 국정원법 개정안 강행 처리에 이어 이날 처리하려는 대북전단살포금지법(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 개정안), 이른바 '김여정 하명법'에 반대해 필리버스터를 진행하고 있다. 오후에는 주호영 원내대표가 직접 필리버스터 주자로 나선다.


대북전단살포금지법에 대해 미국 국무부에서조차 "명백한 위헌이며 국제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ICCPR)' 준수 의무를 저버리는 것"이란 비판이 나오고 있는 만큼, 주 원내대표 또한 정권의 무도함과 여야의 난맥상을 집요하게 지적할 것으로 예측된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날 오후 9시경으로 예상되는 민주당의 종결 강행 투표로 필리버스터는 막을 내릴 전망이지만, 국민의힘은 향후 국회의 최대 현안이 될 것으로 보이는 인사청문회 국면에서 다시금 야성(野性)을 발휘한다는 계획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4일 4개 부처의 장관을 교체하면서 열리게 된 이번 인사청문회는 오는 22일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와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를 시작되며, 가장 큰 이슈가 될 것으로 예측되는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23일로 잡혀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전해철 후보자의 세금 탈루 의혹, 변창흠 후보자의 병역·부동산 의혹 등 벌써부터 각종 문제제기가 쏟아지는 만큼 당력을 최대한 집중해 고강도 검증에 나설 것"이라며 "단순한 발목잡기가 아니라, 국민적 의구심이 집중되는 문제들에 대해 철저히 파고들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에 더해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지도부는 금주 중으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문제에 대한 대국민사과를 준비하고 있다. 당초 사과의 수위와 내용을 놓고 약간의 갈등이 불거지기도 했지만, 김 위원장과 주 원내대표가 관련 내용을 공유하고 합의를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취임 초기부터 줄곧 강조했던 중도 외연 확장 행보의 일환"이라며 "이번 대국민사과를 통해 중도층이 당을 다시금 새롭게 바라보는 계기가 되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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