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계위 직전까지 공개되지 않았던 위원명단
추미애 라인 검사와 친여 외부인사 구성 논란
윤 총장 측 위원명단 확인 뒤 기피신청 제출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법무부 징계위원이 예상대로 추미애 법무부 장관 라인으로 채워진 것으로 10일 확인됐다. 위원명단을 확인한 윤 총장 측은 오후 재개된 징계위에서 기피신청서를 제출했다. 이날 오전 10시 30분 시작된 징계위는 윤 총장 측에 기피신청 준비시간을 주기 위해 1시간 만인 11시 40분 정회됐다.
검사징계법에 따르면, 징계위원은 법무부장관과 차관, 장관이 지명하는 검사 2명, 장관이 위촉하는 외부위원 3명 등 7명으로 구성된다. 윤 총장 징계에서는 징계청구자인 추 장관을 제외한 나머지 6명이 과반 의결로 결정하게 된다.
문제는 사실상 추 장관이 징계위를 입맛대로 구성할 수 있다는 점이다. 우려대로 이날 공개된 명단에는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과 신성식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이 위원에 포함돼 있었다. 윤 총장 측은 이 같은 이유로 앞서 "심재철 검찰국장 등이 위원으로 들어갈 경우 기피신청을 할 것"이라고 누차 예고했었다.
외부위원들도 추 장관 측에 경도돼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위원장 대리를 맡은 정한중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세미나와 신문기고 등을 통해 윤 총장을 비판하고 조국 전 법무부장관과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무죄를 주장해왔다. 안진 교수 역시 과거 민주당 공천심사에 참여하고, 현 정부 검찰개혁위원회 활동을 했던 친여 인사로 통한다. 이용구 법무부차관까지 포함하면 징계위 전원이 '추미애 라인'으로 꾸려진 셈이다.
이에 윤 총장 측은 점심식사 후 오후 2시부터 재개되는 징계위에서 새로 파악된 위원 5명 가운데 신성식 반부패부장을 제외한 4명에 대해 기피신청 절차를 밟았다. 징계위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윤 총장 측 이완규 변호사는 "기피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기피대상 위원의 이름을 특정하진 않았다.
이날 오전 징계위 출석 직전에도 이 변호사는 "법무부로부터 (징계위원) 명단 공개 여부에 대해 아직까지 공식적인 답변을 못 들었다"면서 "감찰기록도 윤 총장에게 불리하게 인정될 수 있는 핵심적인 부분이 빠져있는 상황"이라며 절차적 정당성이 결여된 징계라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기피신청이 들어오면 출석위원 과반수 찬성으로 결정하며 기피자로 지목된 위원은 의결에 참여하지 못한다.
한편 징계위는 징계위원 기피신청과 증인채택 등의 선행절차로 이날 결론을 내지 못하고 추가 기일을 지정해 심의를 이어갈 가능성이 커졌다.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최고위원은 이날 MBC라디오에 출연해 "절차적 정당성이 중요하다며 윤 총장 측에서 여러 요구하는 것이 많이 있다"며 "오늘 다 결론 내리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