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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문주공화국' 됐다"…김기현 필리버스터 종료


입력 2020.12.10 00:13 수정 2020.12.10 05:20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9일 자정으로 정기국회 회기 종료…자동 산회

김기현, 공수처법 반대 연설 '처음과 끝' 차지

"통치주체는 문대통령…국민은 그저 '가붕개'"

민주당, 10일 본회의에서 공수처법 강행 전망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대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정기국회 마지막날 본회의가 국민의힘 4선 중진 김기현 의원의 공수처법 반대 연설 끝에 막을 내렸다. 9일 자정으로 정기국회가 폐회함에 따라, 더불어민주당은 10일부터 소집되는 12월 임시국회 본회의에서 공수처법을 강행 처리할 전망이다.


9일 정기국회 마지막날 본회의가 열렸다. 민주당은 전날 법사위에서 공수처법 개정안을 일방 처리한데 이어, 이날 본회의에도 상정을 강행했다.


이날 본회의에 상정된 공수처법 개정안은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의 의결정족수를 기존 7명 중 6명에서 3분의 2로 개악해 야당의 거부권을 빼앗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야당의 반대에 관계없이 집권여당의 입맛에 맞는 인물을 공수처장으로 추천할 수 있게 된다.


국민의힘은 이러한 공수처법 개정안과 국정원법 개정안, 이른바 '김여정 하명법'이라 불리는 대북전단금지법에 대해 합법적 의사진행방해(필리버스터) 수단인 무제한토론을 요구했다.


필리버스터 첫 주자로는 4선 중진 김기현 의원이 나섰다. 이날 본회의가 의사진행 지연 끝에 저녁 9시를 넘겨 시작된 관계로 김 의원은 필리버스터의 시작과 끝을 동시에 차지했다.


김기현 의원은 필리버스터 연설에서 이번 사태의 배후 조종자로 지목되는 문재인 대통령을 끌어냈다.


김 의원은 "대한민국은 '문주공화국(문재인+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문님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문빠들로부터 나온다"며 "국민 한분 한분이 당당한 주권자의 자격이 있지만, 현실은 통치주체가 아니라 객체가 돼버렸다"고 개탄했다.


이어 "통치의 주체 자리는 대통령과 집권당 의원들이 차지했다"며 "일반 국민은 그저 가재·붕어·개구리, '가붕개'로 살라고 한다. 그 사이에 권력자는 용이 돼 승천한다"고 꼬집었다.


나아가 "권력자는 표창장을 위조하고, 서로 짜고 봐주기 면접을 해 대학에 진학시켜 자식들을 출세시켜도 죄가 없다"며 "일반 국민들은 아파트 한 채 마련하려고 뼈빠지게 일하는데 법을 날치기 해서 집값, 전셋값을 폭등시켰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의 필리버스터 도중 9일 자정이 되자, 박병석 국회의장은 "자정이 됐다. 마쳐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김기현 의원은 "공수처는 절대 발족해서는 안되는 기구"라면서도 "기왕 법이 마련됐으니 객관적인 인물을 찾아 세우자"고 제안했다.


아울러 "개악하고자 하는 공수처법은 포기하라"며 "그게 국민들이 바라는 국회의 모습이고 민주당을 위해서도 옳은 길이라고 조언드리고 싶다"고 마무리했다.


김 의원이 연설을 마치자 박 의장은 국회법 제106조의2 8항에 따라 무제한토론의 종료를 선언했다. 이날이 정기국회 마지막날임에 따라 자정을 기해 본회의가 자동 폐회되면서 필리버스터도 함께 종료된 것이다.


민주당은 이미 10일부터 열리는 12월 임시국회 소집요구서를 제출해놨다. 민주당은 10일부터 열릴 12월 임시국회 본회의에서 공수처법을 강행 처리할 예정이다. 필리버스터를 요구했던 안건은 다음 차례에 열리는 본회의에서 최우선으로 표결에 부쳐진다.


한편 국회는 이날 공수처법 개정안 등 쟁점 법안을 상정하기에 앞서 오후 3시부터 시작된 본회의에서 '경제3법'을 비롯, 국회법·공직선거법 개정안 등을 의결했다.


'경제3법' 가운데 상법 개정안은 이른바 '3% 룰'이 완화된 채 의결됐으며,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공정위의 전속고발권을 유지하는 채로 의결이 이뤄졌다. 사회적 논란이 있던 5·18 처벌법과 세월호 참사 특조위 활동기한 연장법 등도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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