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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밀함 잃은 아스날, 걱정 차오르는 북런던 더비


입력 2020.12.06 15:15 수정 2020.12.06 12:44        박시인 객원기자 (asda@dailian.co.kr)

아르테타 감독 첫 시즌 FA컵 우승 이후 주춤

14위 아스날, 리그 10경기 10득점으로 부진

최악의 부진을 겪고 있는 아스날. ⓒ 뉴시스

지난 시즌 FA컵 우승을 차지할 때만 하더라도 미켈 아르테타 체제의 아스날은 장밋빛 미래가 펼쳐지는 듯 보였다.


아르센 벵거의 후임으로 지휘봉을 잡은 우나이 에메리 감독이 2년을 채 버티지 못한 채 성적부진으로 물러나면서 아스날에게 본격적인 암흑기가 찾아오는 것이 아니냐는 위기론이 대두됐다.


하지만 아스날은 시즌 도중 감독 경험이 전혀 없는 아르테타에게 지휘봉을 맡기는 파격수를 두며 변화를 꾀했다. 1982년생으로 30대의 젊은 나이, 맨체스터 시티 수석코치 경력이 전부인 아르테타가 과연 빅클럽 아스날을 얼마나 잘 이끌지 의문부호가 따라붙을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 11월 아스날 지휘봉을 잡은 아르테타는 모두의 예상을 깨고 FA컵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그리고 아스날은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가브리엘 마갈량이스, 토마스 파티, 윌리안 등 즉시 전력감으로 채우며 기대감을 높였다.


올 시즌 아스날의 행보는 희망에서 절망으로 바뀌고 있다. 리그 10경기를 치르는 동안 4승 1무 5패(승점 13)로 10라운드 기준 14위다. 1981-82시즌 이후 최악의 스타트다. 이 가운데 리그 홈 3연패(레스터 시티, 아스톤 빌라, 울버햄턴)는 심각성을 더한다.


가장 큰 문제점은 10경기 10득점에 그친 공격에 있다. 이는 프리미어리그 20개팀 가운데 17위에 해당하는 득점력이다.


과거의 아스날이라면 아름다운 축구, 화끈한 공격 축구로 팬들에게 재미와 매력을 선사한 바 있다. 이에 반해 지금의 아스날은 단순하면서도 지루한 팀으로 바뀌었다.


아르테타 감독은 지난 시즌 리버풀, 맨시티, 첼시 등 강팀과의 경기에서 매우 강한 면모를 보였다. 세밀한 후방 빌드업으로 상대의 전방 압박을 풀어낸 뒤 빠른 역습을 통해 골까지 매듭 짓는 패턴은 아르테타의 전술적 역량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하지만 지공 상황이나 상대가 내려앉을 때 아스날의 전술은 매우 답답하다. 미드필드를 거치지 않고, 항상 측면으로만 공을 전개하는 단조로운 패턴은 이미 상대팀들에게 간파당한지 오래다.


이뿐만 아니라 좌우 불균형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키어런 티어니, 부카요 사카, 오바메양을 활용한 왼쪽 공격에만 너무 치중하고 있다. 오른쪽에 위치한 엑토르 벨레린, 윌리안으로 향하는 양질의 패스나 유기적인 부분 전술은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이렇다 보니 대부분의 팀들이 아스날을 만나면 측면 봉쇄에 비중을 높이고 있다.


한 쪽이 막히면 반대편으로 빠른 패스 전환을 통해 공간을 창출하는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 아르테타의 전술에서는 전진이 어려울 경우 백패스라는 선택지뿐이다.


아르테타 감독. ⓒ 뉴시스

공격수들의 부진도 못내 아쉽다. 특히 믿었던 피에르 에메릭 오바메양의 득점력이 침묵했다. 2017-18, 2018-19시즌 각각 리그에서만 22골씩을 넣은 오바메양이 올 시즌 들어 2골(PK 1골)에 머물렀다. 오바메양의 부진과 함께 아스날은 승리하는 법을 잊어버렸다.


여기에 최전방 알렉상드르 라카제트는 아르테타 감독이 부여한 9.5번 공격수의 역할을 전혀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윙포워드 윌리안, 니콜라스 페페의 경기력 또한 실망이다.


아르테타호가 반전할 수 있는 기회는 북런던 더비다. 오는 7일 오전 1시 30분(한국시각)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토트넘과의 2020-21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1라운드에서 자존심 대결을 벌인다.


올 시즌 두 팀의 위상은 완전히 상반된다. 토트넘은 10라운드 기준으로 6승 3무 1패(승점 21)로 2위에 위치했다. 10경기 9실점으로 리그 20개팀 중 최소 실점을 자랑한다.


창끝이 무뎌진 아스날 입장에서는 단단한 토트넘 수비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공략할지 미지수다. 만약 이 경기마저 패하면 완전히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 과연 아르테타 감독이 확실한 해법을 내놓을 수 있을까.

박시인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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