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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일산 부동산이 불장이냐고요? 킨텍스나 그렇죠"


입력 2020.12.07 05:00 수정 2020.12.06 18:56        황보준엽 (djkoo@dailian.co.kr)

킨텍스 주변 호가 수억원 급등

하루하루 오르는 가격 탓에 '배액배상도' 빈번

같은 일산 서구 탄현 등은 상승폭 크지 않아

"상승세 주변 확대 한계, 지역 내 집값 간극만 크게 벌어져"

일산위브더제니스 전경.ⓒ황보준엽 기자

"일산 전체가 불장이냐고요? 킨텍스 쪽이나 그렇지. 같은 일산 서구여도 킨텍스 이외의 쪽은 집값이 폭등했다거나 그렇지는 않아요."


지난 4일 만난 일산 서구 탄현동의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 관계자는 일산 부동산 시장 현황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최근 일산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는 소식에 건낸 질문이었다. 전세난에 중저가 아파트 매수 수요로 돌아선 이들과 투자수요가 쏠리면서 발생한 급등이다.


최근들어 일산은 가파른 집값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한국감정원 집계를 보면 지난달 30일 기준 고양 일산서구(0.65%)와 일산동구(0.65%)가 경기지역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수치만 놓고 봤을 땐 일산 전체가 불장인 듯 보인다.


그러나 이날 만난 탄현과 일산동 인근 공인중개사들은 예상과 다른 말을 전했다. 킨텍스와 가까운 주엽동이나 대화동만 그럴 뿐 탄현과 일산동 등은 그렇지 않다는 얘기였다.


탄현동 A공인중개사사무소 한 관계자는 "누가 보면 일산 전체가 엄청 오르는 줄 알겠다"며 "킨텍스 등 핵심 인프라가 모인 일부 지역만 그렇지 물론 이쪽(탄현·일산 등)도 집값이 오르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불장이라고 부를 정도는 아니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정보시스템에 따르면 탄현동의 큰마을 대림·현대 아파트 전용 59.82㎡는 이달 들어 2억3000만원과 2억3500만원에 거래됐다. 올해 1월 2억1100만원 거래가에 비해 2000만원 정도 오른 수준이다. 현재 매물 호가는 2억2000만원부터 시작이다.


중개사들은 "3기 신도시 등으로 집값이 치고 올라가야 할 때 성장 동력을 상실한 결과"라고 입을 모았다.


B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일산 서구의 집주인들이 불만이 많다. 3기 신도시로 집값 상승률은 더디지 그런데 오를 만하면 지역구 출신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동네 깎아내리는 발언을 해대니까"라며 "이곳은 집값이 1년 전에 비해 조금 오른 수준"이라고 했다.


반면 킨텍스 인근 지역의 집값 상승세는 이와 사뭇 다르다. 몇 달 만에 수억원이 올랐다. 지난달 19일 장항동 킨텍스원시티 M3블록 전용 84㎡가 14억원에 매매됐다. 해당 단지 신고가이자 일산 동구 최고가다. 이 외의 단지들도 속속 신고가를 새로 써가고 있다. 말 그대로 불장이다.


그런 만큼 해당 지역 매물을 찾는 수요도 많다. 한 중개사는 대기 손님이 줄을 섰다며 명단을 들어 보여주기도 했다. 울리는 전화에 대화를 나누기도 쉽지 않았다. 이날 찾은 중개사들은 하나같이 휴대전화를 붙잡고 있었다. 취재를 위해 한 중개업소에서 15분 가량 기다렸지만, 끊기지 않는 전화에 그냥 돌아 나오기도 했다.


장항동의 한 중개사는 "요즘처럼 바쁠 때가 없다. 매일 킨텍스 인근 매물을 찾는 전화가 온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자 배액배상도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해당 중개사는 3번 이상의 계약취소 의사를 전달받았다고 했다. 그는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오르다 보니 집주인도 배상해주고 더 기다리겠다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탄현동 인근 부동산 전경.ⓒ황보준엽 기자

전문가들은 일산 지역 내에서도 집값 간극만 벌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일산 집값 상승이 정상적인 수요라기 보다는 '풍선효과'로 인한 수요이기 때문에 이후 이 수요들이 빠져나가면, 킨텍스 지역의 집값만 급등해 지역 내 집값 불균형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부분 지역 시세를 이끄는 리딩 단지나 지역의 일부가 오르면 상승세가 주변으로 까지 확대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일산 지역 특성상 동반 상승이 아닌 양극화만 극심해 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인근 지역인 탄현의 경우 킨텍스 발 상승세 수혜를 입을 수 있겠으나, 서울처럼 일산의 수요가 꾸준하지는 않은 만큼 확산세가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도 분석된다.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현재 일산 지역은 중저가 아파트를 찾는 수요와 투자수요가 몰린 것인데 이 수요가 꾸준할지는 의문"이라고 설명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해운대 사례처럼 규제 강화로 수요가 빠져나가게 되면 킨텍스만 집값이 올라있고, 탄현은 머물러 있을 가능성도 있다"며 "탄현 등은 구축이 많은 곳으로 시장의 수요를 얻어내기 힘들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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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준엽 기자 (djko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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