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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한화·롯데 수장들, 내년 화두는?…"친환경 잡아라"


입력 2020.11.27 11:20 수정 2020.11.27 11:22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롯데케미칼, 향균·항바이러스 소재 강화 나설 듯

한화솔루션 태양광 수주 기대…LG에너지솔루션도 배터리 '초격차'

왼쪽부터 김동관 한화솔루션 대표이사 사장, 김교현 롯데케미칼 대표이사,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 내정자ⓒ각 사

국내 주요 화학·배터리기업들의 수장 인선이 마무리되면서 신임 CEO들이 던질 내년도 경영 화두에 관심이 쏠린다.


롯데케미칼·한화솔루션·LG에너지솔루션은 글로벌 에너지 패러다임 변화에 발맞춰 다양한 친환경 제품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해왔으며, 내년 역시 '친환경'을 내세워 공격적인 시설 투자 및 생산 확대에 초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과 LG에너지솔루션은 전날 정기 임원인사를 실시했다. 이번 인사는 글로벌 에너지 산업 격변기 속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신규 사업을 강화하자는 차원에서 예년 보다 앞당겨졌다.


롯데케미칼에선 롯데그룹의 화학 부문을 총괄하고 있는 김교현 BU장(사장)이 유임됐다. 전기차 배터리 소재 개발과 국내외 기업들과의 합작회사 설립 등 롯데케미칼의 재도약을 이끌 중임을 부여받았다.


롯데케미칼은 본업인 범용제품 중심에서 벗어나기 위해 전기차 배터리 소재로 쓰이는 '분리막' 등 신사업 확대를 추진중이다. 이 뿐 아니라 내년에는 '친환경성'을 대대적으로 내세워 관련 제품 개발·생산에 적극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롯데케미칼은 지난 3분기 기업설명회에서 친환경 생산 제품을 소개하는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다.


롯데케미칼이 추진하는 친환경 사업은 폐플라스틱을 활용한 PCM 소재와 재활용 제품군 개발, 탄소·해양 폐기물 저감 제품 개발 및 향균·항바이러스 소재 브랜드 강화 등이다. 첨단소재 사업부문의 경우 친환경 제품 비중을 10%로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지난달 중순 일본에서 귀국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롯데정밀화학 울산공장을 찾아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쟁력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이를 잘 이해하고 있는 김교현 사장이 '친환경성 제고'를 위한 롯데케미칼의 체질 변화를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신설법인인 LG에너지솔루션 새 사령탑에 오른 김종현 사장도 전지 사업 특성에 최적화된 경영 체계를 수립하는 데 역량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적인 저탄소 인프라 건설 및 전기차 생산 촉진 기조에 발맞춰 배터리 산업은 생산 및 투자가 가속화되고 있다. LG화학은 배터리 시장 내에서의 초격차 지위를 더욱 확고히 하고자 이번 분사를 결정했다.


LG화학은 지난 21일 열린 3분기 컨퍼런스콜을 통해 배터리 사업 부문에서 내년 매출 18조원 중후반대, 2024년 30조원 이상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초격차' 전략으로 글로벌 배터리 기업 1등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선 적기 투자가 필수적인 만큼 내년 예정된 기업공개(IPO)에서 적정 사업가치를 평가 받아 대규모 투자금을 유치하는 것을 우선순위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IPO가 성공적으로 이뤄질 경우, LG에너지솔루션은 독립적인 재무구조 체제 확립, 안정적인 이익 창출을 내는 데 보다 속도를 낼 전망이다.


대표적인 신재생 에너지인 태양광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한화솔루션은 올해 초부터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친환경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미래 비전을 제시했다.


올해 9월 사장으로 승진한 김동관 대표는 이를 위한 한화솔루션의 체질 개선에 내년 경영의 중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친환경 제품·솔루션 개발로 글로벌 지속 가능성 제고에 앞장서는 에너지·소재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취지다.


한화솔루션 케미칼 부문은 플라스틱 폐기물을 열분해한 뒤 석유화학제품 원료인 나프타로 재활용하는 '순환경제 시스템' 구축을 위한 연구 개발을 진행중이다. 플라스틱을 만들 때 지금까지는 석유 화석원료에 전적으로 의존해왔지만 앞으로는 미생물을 활용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점차 줄여나가는 '탄소 중립' 실현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큐셀 부문은 미국·일본·유럽 등 신재생 에너지 선진 시장에 지속적으로 고효율 태양광 모듈을 공급하는 것은 물론 태양광 모듈과 배터리를 결합한 에너지 솔루션 사업 등 다양한 신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 8월엔 미국 에너지 소프트웨어 업체인 그로윙 에너지 랩스(GELI·젤리)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젤리 인수가 마무리 되면 한화큐셀은 분산형 에너지 솔루션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현실화될 경우 태양광+ESS(에너지저장장치)를 보유한 가정에서 여분의 전기를 판매하고 부족한 경우 클라우드(Cloud)를 통해 전기를 받아 사용하는 가상 발전소(Virtual power plant)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특히 미국 등 글로벌 국가들의 친환경 정책 강화로 태양광 신규 설치 수요 확대가 예상되면서 한화큐셀의 실적 증가가 예상된다. 한화큐셀은 미국 가정용·산업용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첨단소재 부문 역시 친환경 미래 자동차로 각광받는 수소 전기차에 들어가는 소재와 부품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태양광과 수소는 발전 과정에서 탄소 배출이 전혀 없는 청정 에너지원"이라며 "청정 에너지 솔루션 기술을 집중 개발해 기후 변화 대응을 선도하는 세계적인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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