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부터 나흘간 4시간씩 부분파업 돌입...9년 연속 파업
잔업 복원, 공장 내 전기차 부품공장 설치 등 요구
기아자동차 노조가 9년 연속 파업에 돌입한다. 지난달 말부터 한국GM 노조가 장기 파업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기아차 노조까지 파업 대열에 합류하며 협력사의 어려움 가중 등 업계 전반적인 파장이 심해질 전망이다.
기아차 노조는 19일 정오부터 진행된 쟁의대책위원회(쟁대위)를 통해 부분파업을 결정했다. 오는 24일부터 27일까지 나흘간 하루 4시간씩 근무를 단축하는 부분파업 방식이다.
이번 파업 결정으로 기아차 노조는 무분규 합의를 이뤄냈던 2011년 이후 9년 연속 파업을 하게 됐다.
앞서 노조는 지난 4일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해 찬성률 73.3%를 확보했다. 지난 5일에는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가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며 합법적 쟁의권을 확보한 상태다.
노사는 중노위의 조정 중지 이후에도 4차례에 걸쳐 교섭을 이어갔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노조는 올해 교섭에서 ▲기본급 12만원 인상 ▲지난해 영업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잔업 복원 ▲기존 공장 내 전기·수소차 모듈 부품공장 설치 ▲상여금 통상임금 확대 적용 ▲정년연장 등을 요구했다.
사측은 기본급을 동결을 주장하는 한편 파업으로 이어지지 않을 경우 성과급 150%와 코로나 특별 격려금 120만원, 재래시장 상품권 20만원 등을 지급하는 안을 제시했으나 노조는 이를 거부했다.
업계에서는 현대차 노사가 임금·단체협약을 무분규로 타결하면서 기아차 교섭도 순조롭게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기아차 노조는 강성 행보를 보여 왔다.
노조는 특히 지난 2017년 통상임금 소송에서 사측이 패소하며 잔업을 중단한 게 실질적인 조합원 임금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며 잔업 복원을 강하게 요구해 왔으며, 자동차 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따른 고용불안 문제 해소 차원에서 기존 공장 내 전기차와 수소차 모듈 부품공장을 설치할 것도 요구했다.
기아차 노조가 부분파업에 돌입하며 당장 공급이 부족한 카니발, 쏘렌토 K5 등 인기 차종의 공급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타격을 입은 협력사들의 어려움도 가중될 전망이다.
한국GM의 경우 노조가 지난달 말부터 12일간 부분파업을 단행하며 협력사들이 유동성 위기에 몰리거나 사업을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GM 협력사들은 이날 한국GM 부평공장 앞에서 정상 가동을 촉구하는 피켓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코로나19 재확산 우려 속에서도 노조의 파업 추진에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사회적 우려를 고려해 파업을 철회하고 교섭을 재개해 임단협을 조속히 마무리하도록 노력하자”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