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철 선대회장 33주기 추도식에 오너 일가와 참석
사장단과 오찬하며 경제·사회에 도움되는 기업 강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사업보국(事業報國·기업은 사업으로 국가에 보답한다)' 정신을 다시 한번 되새겼다.
사장단들에게도 선대회장의 창업 이념을 받들어 경제와 사회에 도움이 되는 기업이 되자고 강조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19일 경기도 용인 선영에서 열린 호암 이병철 삼성 선대회장의 33주기 추도식에 참석했다. 이 부회장은 추도식 후 선영 바로 옆에 위치한 삼성인력개발원 호암관에서 사장단과 오찬을 함께 했다.
이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사장단들에게 "늘 기업은 국민경제에 도움이 되어야 하며 사회에 희망을 드릴 수 있어야 한다고 가르치셨던 회장님의 뜻과 선대회장님의 사업보국 창업이념을 계승 발전시키자"고 당부했다. 이어 지난달 25일 별세한 고 이건희 회장 장례식에 함께 해 준 사장단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창업주인 이병철 선대회장은 사업보국과 인재제일(人材第一·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을 내세운 경영철학으로 삼성의 기틀을 마련한 기업가다.
특히 기업이 국가 경제와 사회에 보탬이 돼야 하고 인재를 육성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기업인이었다.
이 부회장이 이날 행사에서 이를 다시 언급한 것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변화와 혁신이 거듭되고 있는 글로벌 경영환경의 현실에서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는 계기로 삼자는 취지로 보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와 미·중 무역분쟁 심화로 인한 보호무역주의 등 여러 위기들을 극복해 나가기 위해서는 창업때의 초심으로 돌아가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 창립 50주년이었던 지난해에도 3년만에 추도식에 참석한 뒤 사장단과 오찬을 하며 "창업이념인 '사업보국'을 기려 우리 사회와 나라에 보탬이 되도록 하자"고 강조한 바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4년 부친인 이건희 회장이 쓰러진 이후부터 총수일가를 대표해 추도식울 주관해 왔으나 30주기였던 2017년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돼 구속 수감되면서 추도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지난 2018년에는 해외 출장이 겹쳐서 가족들과 함께 일주일 앞서 선영을 찾기도 했다.
이날 추도식에는 이 부회장과 모친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전 관장, 동생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가족들과 삼성전자·삼성물산·삼성생명 등 전 계열사 사장단 50여 명이 참석했다.
한편 범삼성가인 CJ그룹과 한솔그룹도 별도로 선영을 찾아 추도식을 진행한다. 가문의 장손인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이날 이른 아침 선영을 찾았고 조동길 한솔그룹 회장은 사장단과 함께 오후에 방문할 예정이다. 두 그룹 경영진들도 별도로 선영을 찾아 추도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호암 추도식은 범 삼성가의 공동행사로 20여년간 진행됐다가 지난 2012년 삼성과 CJ의 분쟁 이후 분리해 진행됐다. 최근 양 그룹간 화해무드가 조성되면서 추도식 공동 개최 가능성도 점쳐졌지만 예년처럼 각각 별도로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