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외이사‧감사위원 선임 권리도…여론‧정치권 반발에 '긴급조치'
산업은행이 한진칼에 아시아나항공 인수 자금 8000억원을 지원하는 조건으로 사외 이사 3인 지명권, 윤리 경영 위원회 설치 등 지켜야할 7대 의무 조항을 제시했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총수일가를 위해 혈세를 투입한다'는 정치권과 여론의 반발을 불식시키기 위한 긴급 조치라는 해석이다.
18일 금융권과 산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전날 한진칼과 8000억원 투자 합의서를 체결하면서 '7대 의무 조항'을 별도로 명시했다. 여기에는 한진칼이 주요 경영 사항을 미리 산업은행과 협의하고 동의를 구해야 하는 내용도 담겼다.
특히 한진 일가의 갑질이 발생하면 손해배상과 경영진 교체까지 할 수 있다는 내용도 투자합의서에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의무조항에는 윤리경영위원회 설치와 운영 책임도 포함됐다.
또 사외이사 3명과 감사위원 등을 선임할 권리도 산업은행이 갖는다. 이같은 조항의 목적은 한진칼 지분 10.66%를 보유하게 될 산업은행이 한진칼 경영을 견제·감시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산업은행은 한진칼이 의무를 위반하면 5000억원 위약금과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하고, 이를 담보하기 위해 대한항공 발행 신주에 대한 처분 권한도 산은에 위임하기로 했다. 이에 조원태 한진 회장은 보유한 한진칼 지분과 대한항공 지분을 산업은행에 담보로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