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반도체 소부장 298억 순매수,..기관은 2차전지주에 188억 베팅
“동진쎄미켐·티씨케이·에코프로비엠·천보 등 정부 지원·산업 성장 수혜”
유가증권시장 대형주 중심의 장세가 이어지면서 코스닥시장이 상대적으로 소외된 가운데 실적 모멘텀을 보유한 종목들이 주목되고 있다. 불확실한 증시 환경에서도 탄탄한 체력을 바탕으로 한 상승 여력이 존재한다는 평가다.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와 2차전지 관련주, 엔터종목 등이 대표적이다. 실적 외에도 정부 정책 지원과 관련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성이 부각되고 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지수는 전장 대비 3.88포인트 내린 2539.15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는 7.88 포인트 떨어진 839.47로 마감했다. 코스피는 지난 16일 2543.03에 마감하며 종가 기준 2년 9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찍은 뒤 이날은 숨을 고르는 모습이다. 다만 코스피 대형주 쏠림 현상이 이어지면서 코스닥시장은 상대적으로 소외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이달 들어 12% 올랐고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는 5.9% 상승했다.
그러나 실적 모멘텀이 지속되고 있는 일부 코스닥 종목의 경우, 외국인·기관의 활발한 매수세와 함께 향후 반등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주가 부침이 심한 바이오 업종을 제외하고 코스닥 시총 상위 50위 내에서 이러한 조건들을 충족한 종목으로는 동진쎄미켐 에스에프에이 티씨케이 JYP Ent 원익IPS 에코프로비엠 리노공업 천보 등이 거론된다.
외국인투자자는 최근 한달(10월 16일~11월 16일) 코스닥시장에서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기업인 동진쎄미켐을 147억원 순매수 했다. 코스닥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 7위에 해당한다. 반도체 소재·부품업체인 티씨케이(116억원), JYP Ent(96억)는 각각 14, 19위로 이름을 올렸다. 24위는 고영(85억원)으로 반도체·전자부품 검사장비업체다. 엔터사인 JYP Ent를 제외하고는 모두 반도체 소부장 관련주다.
이 기간 기관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원익IPS(384억원)다. 원익 IPS 역시 반도체 장비기업이다. 다만 같은 기간 외국인 투자자들은 원익IPS를 94억원 순매도했다. JYP Ent(290억원)는 기관투자자 순매수 상위 종목에서도 3위를 차지했다. 2차전지 소재를 제조하는 에코프로비엠(137억원), 반도체 검사용 소켓 업체인 리노공업(62억원)은 각각 8, 18위를 기록했다. 배터리에 사용되는 첨가제인 전해질을 생산하는 천보(51억원)는 24위였다.
이들 종목은 최근 등락을 거듭하면서도 상승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동진쎄미켐은 이달 들어 17.3% 올랐고 티씨케이(9.4%), JYP Ent(24.2%)도 상승했다. 원익IPS(13.9%), 에코프로비엠(16.4 %), 리노공업(5.2%), 천보(11.9%)도 모두 오름세다.
주가를 뒷받침해 준 것은 견조한 실적이다. 동진쎄미켐의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2.7% 증가한 2442억원, 영업이익은 39.7% 늘어난 348억원을 기록했다. 티씨케이는 3분기 매출액으로 전년 동기보다 48.6% 증가한 610억원, 영업이익은 50.8% 뛴 206억원을 거뒀다. 리노공업도 3분기 매출로 전년 동기 대비 25% 늘어난 530억원, 영업이익은 29% 증가한 205억원을 기록하는 등 반도체 소부장 종목 대부분이 호실적을 냈다.
향후 전망도 밝다. 일본 정부의 핵심소재 수출규제 정책이 촉발한 국내 소부장 개발 붐이 계속되고 있어서다. 정부는 지난달 극일을 넘어 코로나 시대 GVC 재편에 대응하기 위한 글로벌 대응 소부장 정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건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소부장은 가장 적극적인 정부 사업 중 하나로, 산업에 대한 시장 관심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동진쎄미켐은 향후 반도체 생산에 필수 소재가 될 극자외선 포토레지스트(EUV PR)의 국산화를 성공시킬 수 있는 기업으로, 사업 다각화를 위해 2차전지 소재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면서 “타시케이는 반도체 소모폼(SiC Ring) 분야 국내 선도기업으로 소부장 산업 성장에 따른 밸류에이션 프리미엄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JYP Ent의 경우 3분기 영업이익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6% 감소한 111억원을 기록했지만 시장 컨센서스(84억원)는 크게 웃도는 실적이다. 소속 신인가수 NiziU(니쥬)도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오프라인 투어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3개 분기 연속 실적 서프라이즈 및 연간 증익이 확실해졌다”며 “3분기 반영으로 예상한 니쥬의 기획상품 매출이 4분기로 이연 반영됐음에도 기록한 실적”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케이팝의 글로벌 침투가 가팔라지면서 음반·음원의 높은 성장이 레버리지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3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낸 에코프로비엠과 시장 컨센서스에 부합하는 무난한 실적을 발표한 천보 등 2차전지 관련주도 산업 성장의 수혜가 예상된다.
고정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특수 전해질 수요 증가는 뚜렷한 트렌드로 최근 하이니켈 2차전지의 성장에 따라 천보 전해질의 중요성이 부각됐다”며 “산업 성장의 수혜를 누릴 것”이라고 관측했다. 고 연구원은 에코프로비엠에 대해서도 “에코프로비엠은 2차전지 업체 입장에서 매력적인 소싱처”라며 “하이니켈 양극재의 성장성이 높다고 판단돼 수혜는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