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금투·유안타 이은 세 번째 중소형사 참여...“배당성향 40%”
지주 계열 제외 총 6곳...PF 사업 침체 속 주주환원 여력 부족
현대차證 등 점차 동참 노력 늘어...“관망했지만 검토 필요”
지난해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 이후 증권사들의 관련 공시가 저조한 가운데 현대차증권의 밸류업 방안 발표로 중소형사들의 동참이 늘어날지 주목되고 있다. 대형사 대비 밸류업 여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지만 점차 프로그램을 이행하는 중소형사가 늘어나고 있어서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현대차증권이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하면서 중소형 증권사들의 참여 확산 여부에 관심이 모인다.
현대차증권은 지난 16일 공시를 통해 배당성향 40% 이상과 자기자본이익률(ROE) 10% 이상 달성, 업종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 상회 등을 골자로 한 밸류업 계획을 발표했다. 배당성향의 경우 2028년까지 업계 최고 수준인 40% 이상으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이는 회사가 추진하고 있는 대규모 유상증자와 관련해 주주 설득에 나서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현대차증권은 지난해 11월 26일 20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한 뒤 주주들의 거센 반발을 받아왔다. 이후 수차례 증권신고서 정정 끝에 지난 10일 금융감독원 문턱을 넘어섰고 이 과정에서 증자 규모는 1683억원으로 줄었다.
유상증자를 추진할 수 있게 된 현대차증권이 주주가치 제고 방안이 담긴 밸류업 계획을 발표하면서 공시에 참여한 증권사 수도 늘었다. 정부가 밸류업 계획 자율 공시를 가동한 지난해 5월 27일부터 현재까지 공시에 참여한 증권사는 키움·미래에셋·DB금투·유안타·NH투자·현대차증권 등 6곳이다.
키움증권이 지난해 5월 28일 증권사 중 가장 먼저 밸류업 계획을 자율 공시했다. 이어 미래에셋증권(8월 22일), DB금융투자(9월 5일), 유안타증권(12월 10일), NH투자증권(12월 19일)이 본 공시를 마쳤고 올해 들어선 현대차증권이 밸류업 계획을 내놨다.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인 KB·우리투자·메리츠·신한투자·BNK투자·하나증권 등 6개사는 그룹 차원으로 밸류업 공시에 동참하면서 따로 공시를 내지는 않았다.
정부의 밸류업 정책에 따라 거래소가 밸류업 공시를 적극 독려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증권업계 참여도는 미진한 수준이다. 당초 시장에선 국내 증시에 상장한 금융·증권사들의 주도적인 밸류업 공시 참여를 기대해왔다. 이후 금융지주·은행들은 줄줄이 밸류업 공시를 내놨지만 증권업계는 아직 공시에 부담감을 느끼는 분위기다.
특히 중소형사 대부분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 침체 속 새로운 수익원 창출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기업가치 제고 정책을 펼칠 만한 여력이 부족하다고 강조해왔다. 호실적을 내고 있는 대형사들과 달리 실적 부진이 지속되면서 공시 관련 전담 인력 투입 및 주주환원 확대에 대한 부담이 컸던 것이다.
다만 현대차증권이 밸류업 프로그램을 이행하면서 중소형 증권사들의 공시 참여가 확산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중소형사 중 DB금융투자와 유안타증권에 이은 세 번째 밸류업 공시가 나온 만큼 공시 동참을 검토하는 곳들이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중소형 증권사들은 대형사 대비 상대적으로 금융당국의 참여 압박을 받지 않으면서 자율에 맡겨진 상황을 관망하는 분위기가 강했다”며 “그러나 다른 중소형사들의 공시가 늘어나면 흐름을 따라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