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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기획┃예술영화관②] “하루종일 있어봤다” 내돈내산 체험기


입력 2020.11.15 14:51 수정 2020.11.15 14:52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더숲 아트시네마는 서울특별시 노원구에 위치한 복합문화공간이다. 노원역 5번 출구는 나와 걷다보면 더숲 아트시네마의 시그니처 로고와 함께 간판이 보인다. 지하 1층으로 내려가면 영화관, 갤러리, 미디어룸, 서가와 음반, 세미나룸, 카페 공간으로 이뤄져있는, 또 하나의 문화공간을 마주하게 된다.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로 상영관 내 띄워 앉기가 해제된 7일, 1관에서는 ‘종이꽃’ ‘죽은 시인의 사회’ ‘페뷸러스’ ‘남과 여:여전히 찬란한’ ‘시네마 마 천국’를 시간 마다 차례로 틀었다. 2관은 재개봉작 ‘위플래쉬’를 시작으로 ‘낙엽귀근’ ‘다시 만난 날들’ ‘교실 안의 야크’ ‘마틴 에덴’까지 준비돼 있었다. 영화진흥위원회 할인 쿠폰으로 티켓 값 만원에서 6000원 할인된 4000원에 관람할 수 있었다.


영화표를 끊은 후, 갤러리나 카페에서 자유롭게 대기할 수 있는데, 이날은 ‘다만 빈곳으로 두는’ 이란 주제로 사진작가 이효영·파란피, 시인 권민경·김은지·이소연의 청년작가 초대전을 감상할 수 있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으로 비대면이 일상이 된 지금 각자 자리에서 묵묵히 작품 활동하는 5명의 청년 작가가 생각하는 ‘거리두기’를 사진과 시로 담아낸 작품들이 나열돼 있다.


작은 전시 공간을 둘러보고 나온 후에도 영화 시간이 더 남아, 문화, 예술, 그림, 문학 등 서가에 꽂힌 책을 둘러볼 수 있었다. 판매용이라 그 자리에 서서 계속 볼 수는 없었으나 마음에 드는 책이 있다면 산 후, 카페에서 바로 읽을 수 있다는 점이 구매욕을 자극했다.


1층은 자리가 없을 정도로 약 50여명의 사람들이 저마다 자리에 앉아 책을 읽거나 문서 작업을 하는 등 일반 카페와 다를 것 없는 풍경이었다. 지하 2층에는 세미나 룸을 제외하고는 영화를 기다리거나, 책을 읽는 사람들로 채워져 있었다. 영화나 책, 전시 관람이 목적이 아닌 사람들도 있었다. 친구사이로 보이는 중년 여성은 뜨개질과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냈다.


티켓을 끊은 ‘마틴 에덴’은 오후 7시 20분 영화로, 40석의 좌석 중 24석이 가득 찼다. 20대부터 4~50대까지 연령층은 멀티플렉스 영화관과 다를 것 없었다. 혼자 ‘마틴 에덴’을 관람하러 온 중년 남성도 있었다. 영화가 시작된 후에도 3명이 늦게 들어왔으나, 10분이 지나자 고지한 대로 더 이상 중간에 들어오는 관객은 없었다.


영화를 보는 내내 휴대전화를 보거나 속닥거리는 사람들이 없었다. 멀티플렉스에서 영화를 보다보면 관이 커서 눈에 띄지 않는다고 생각해 휴대전화로 업무를 보거나 시간을 확인하는 경우를 봐왔으나, 관이 작은 만큼 금방 눈에 띄어 피해를 줄 수 있는 행동이 없었다.


영화가 끝난 후에는 엔딩크레딧이 끝날 때까지 조명이 켜지지 않았고, 먼저 일어나는 사람도 없었다. 엔딩크레딧의 마지막 이름까지 올라간 후에야 사람들이 하나, 둘씩 자리를 떠났다.


영화를 관람한 한 중년 남성은 “3년 전에 이사를 온 후, 영화를 보려고 검색하다 이런 공간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영화 보는 걸 원래 좋아하지만, 이 곳에 오면 새로운 문화 콘텐츠를 접할 수 있어 주말이나 퇴근 후에 가끔씩 들리려고 한다”고 전했다.


오후 8시 이후에는 베이커리 가게에서 빵을 30%세일해 판매해, 영화를 보고 나온 일부 관객들이 빵을 집어들며 더숲아트시네마를 떠났다.


복합문화공간에 다양한 즐길거리를 마련해 많은 사람들에게 영화 뿐 아니라 미술, 서적 등을 연쇄적으로 소개하는 노력이 보이는 공간이었다.


영화진흥위원회는 독립영화 상영기회를 확대해 다양성 증진에 기여하기 위해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매년 실시하던 상, 하반기 독립예술영화 개봉 지원, 2020년 독립영화전용관 운영지원, 예술영화전용관 운영지원에,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특별 사업도 추가했다. 상·하반기 독립예술영화전용관 기획전 지원, 독립예술영화 개봉안정화 특별지원 사업 등이다.


독립예술영화 개봉지원과 독립영화전용관 운영지원 사업은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지원대상을 확대해 성과를 평가했다. 독립영화 개봉지원 사업은 당초 편당 100~200만원을 차등지원 했으나, 이번에는 더 많은 작품에 고른 지원이 적절하다고 판단해 동일하게 8개의 작품에 100만원을 지원했다.


새로 신설된 코로나19 극복 독립예술영화관 기획전 지원사업은 총 1억 7000만원을, 심사에 통과한 서울아트시네마, 강릉독립예술극장 신영, 대전아트시네마, 필름포럼, 헤이리 시네마, 안동중앙아트시네마, 인디스페이스, 동성아트홀, 독립영화전용관 오오극장, 더숲아트시네마, 광주독립영화관, 아리랑 시네센터, 아트나인, 인디플러스 영화의 전당, 광주극장, 아트시네마 모모, 씨네아트 리모, KU 시네마테크, 전국디지털독립영화관, 애무 시네마 앤 카페 등 총 21개의 영화관에 비례 배분했다.


예술영화기획전에는 전국 7개 실버영화관 대상 기획전 운영 조건으로 1개 실버영화관에 5000만원을 투입했다. 독립예술영화기획전은 선정된 독립예술영화전용관에게 170만원 씩 비례배분한다. 해당 비용은 상영료, 홍보비, 영업이익(인건비), GV 비용 등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이같이 영진위는 대중의 눈에 잘 띄지 않는 예술독립영화라도 다양성을 위해 계속 현상유지를 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었다. 소수라도 원하는 사람이 있다면 꾸준히 가져가야 할 영역인 것이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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