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네트워크는 강점, 시대상 부합은 물음표
박주민 40대 기수론, 중도층 어필은 글쎄
'미투 선거'에 박영선·추미애 여성 후보 주목
추미애 비호감도·박영선 당내 세력은 한계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4월 보궐선거 후보 공천 방침을 정하면서 서울·부산시장 후보군으로 오르내리던 인사들도 물밑 선거모드에 들어갔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서울·부산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인사들은 최근 국회 인근에 사무실을 마련하고 의원들을 개별적으로 접촉해 출마 의지를 드러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단했던 SNS를 재개하기도 했다.
민주당에서는 서울시장 후보로 우상호·박주민·박용진 의원과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추미애 법무부 장관 등 5명이 유력하게 거론됐다. 이 가운데 우상호 의원은 지난달 30일 "당의 (공천)방침이 정해지면 적극 검토하겠다", 박주민 의원은 전날(10일) "많은 분들의 권유가 있다"고 말해 사실상의 출마 선언을 했다.
박용진 의원은 "서울시장보다 정치개혁 과제를 고민하고 있다"며 대권 도전 가능성을 시사해, 서울시장 후보군에서 제외됐다. 박영선·추미애 장관은 현직 장관이라는 신분 때문에 연말·연초 개각 포함 여부가 관건이다.
후보군들의 강점과 약점도 뚜렷하다. 우상호 의원(4선·서울 서대문구갑)은 다선에 원내대표를 역임하면서 얻은 풍부한 인맥과 네트워크가 강점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젠틀한 이미지와 함께 언변 능력도 좋아서 토론회 등에서 어필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낮고, 586 대표주자인 그가 시대의 요구상과 부합할 지에는 물음표가 붙는다.
반대로 40대의 박주민 의원(재선·서울 은평구갑)은 세대교체를 기치로 내세울 가능성이 있다. 박 의원은 지난 8월 당대표 선거에서도 '세대교체'와 '혁신'을 외쳤다. 하지만 민주당 의원은 "박 의원은 당내에서도 왼쪽에 치우쳐 있다"며 중도층 표심을 잡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봤다.
박영선 장관과 추미애 장관은 강력한 인지도를 갖춘데다 '여성'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이번 보궐선거가 민주당 소속 전임 단체장들의 성추문으로 치러지는 '미투 선거'이기 때문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정작 당내 의원들에게는 인기가 약하다. 또다른 민주당 의원은 박 장관에 대해 "의원들과 적극적으로 손을 잡는 스타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추 장관은 5선에 집권여당 대표, 장관까지 역임한 중량급 인사다. 호불호가 강하게 나뉘는 점은 큰 부담이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과 같은 가시적인 검찰개혁 성과가 나오지 않아 개각 대상에 포함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또다른 민주당 관계자는 "김경수 경남도지사 항소심 유죄 판결 이후 추 장관이 서울시장보다 대권에 더 기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산시장의 경우 민주당 후보군 자체가 많지 않다. 김영춘 국회 사무총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정치권 관계자는 "김 사무총장은 부산 정치인 특유의 강단이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올드한 이미지가 있다는 평가도 동시에 나온다. 민주당 최고위원을 지낸 김해영 오륙도연구소장은 젊고 개혁적인 이미지가 있지만, 소신파로 분류돼 당내 강성 친문의 비토가 극복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