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미국발 훈풍에 인버스 가격 찬바람…개미 분할매수에도 '울상


입력 2020.11.11 05:00 수정 2020.11.10 16:26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증권사, 'KODEX 인버스' 4034억원 순매도하며 상승장에 베팅

개인, 코스피 급등에도 최저가 떨어진 인버스 4408억원 '사자'

증권사들이 최근 6거래일 간 KODEX 200선물 인버스 상품을 3930억원 순매도하며, 코스피 상승장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소재 증권가 전경 ⓒ게티이미지뱅크

증권사들이 상승장에 베팅하기 위해 코스피가 하락할 경우 수익을 얻을 수 인버스ETF를 대량 매도하면서 거래 가격이 역대 최저치로 떨어졌다. 손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이달 들어 코스피가 7거래일 연속 상승하면서 연내 최고점까지 경신한 상황에서 증권사가 매도한 물량을 추격매수한 개인 투자자들의 손실이 확대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시장에서'KODEX 200선물 인버스 2X 주가연계펀드(ETF)'는 전 거래일 대비 5원(0.13%) 상승한 3765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 펀드는 코스피 지수가 하락하게 되면 2배의 수익을 얻을 수 있게 설계된 상품이다. 반대로 지수가 상승하면 2배의 손해를 보게 된다.


KODEX 200선물 인버스는 지난 9일 마감가 기준으로 3760원까지 떨어지며 역대 가장 낮은 수준까지 내려갔다. 이번 달 2일부터 10일까지 금융투자(증권사)들이 향후 코스피가 상승할 것이란 전망에 베팅하기 위해 인버스 ETF를 4034억8500만원 규모로 순매도하면서 일시에 물량이 대거 풀렸기 때문이다. 특히 증권사가 이 펀드를 매도한 2~9일 간 6거래일 연속 하락하면서 가격은 8.6% 급감했다.


같은 기간 증권사들은 코스피가 상승할 경우 2배의 수익을 낼 수 있는 'KODEX 레버리지 ETF'는 4374억6500만원어치 순매수했다. 한 주간 매입한 금액 기준으로 올해 최대 규모를 경신한 기록이다. 특히 지난 5일에는 하루 동안에만 1492억7200만원어치를 사들이기도 했다.


증권사는 인버스 매도로 수익을 시현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달 코스피가 상승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2300.16포인트(2일 마감가)로 이번 달을 시작한 코스피지수는 7거래일 연속 상승하면서 2452.83포인트(10일)까지 치솟으며 연내 최고점을 경신했다.


ⓒ데일리안

문제는 증권가사 쏟아낸 물량으로 최저가를 경신한 인버스 상품을 개인 투자자들이 추격매수 했단 점이다. 개인들은 이달(2~10일) 들어 KODEX 200선물 인버스를 4408억1100만원어치 사들였다. 개인들이 지수의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인버스 상품을 대량으로 매수한 건 2400~2450선을 고점으로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8월 3일부터 13일까지 코스피지수는 9거래일 연속 상승하면서 2437.53포인트까지 치솟았지만 이후 18일(-2.46%), 20일(-3.66%) 등 급락세를 나타냈다. 이어 지난 9월 15일에도 코스피지수는 4거래일 연속 상승하면서 2443.58포인트까지 올랐지만 3일만에 2389.39포인트까지 떨어지며 상승폭을 반납하기도 했다.


증권가에서는 코스피의 상승세가 조금 더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조 바이든 당선인이 미국 대선에서 승리하면서 불안감이 없어진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하고 경기회복 기대감이 커지고 있어서다.


또 지난 10일 미국 제약기업 화이자가 자사가 개발중인 코로나19 백신이 임상시험에서 90%가 넘는 예방효과를 거뒀다고 밝히면서 높아진 백신 개발에 대한 기대감도 지수상승을 이끌 요인으로 꼽힌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미국 대선 불확실성이 사라졌고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져 제조업 종목이 지수 하방을 지지해주고 있는데다 코로나19 백신이 나올 것이란 기대감까지 반영돼 향후 상승세는 조금 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외국인이 돌아오는 흐름을 나타내고 있는 만큼 지난 3월과 같은 지수 폭락이 다시 일어날 확률은 희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장 전망대로 코스피가 상승세를 나타낼 경우 개인 투자자들의 손실은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월 코스피가 2447까지 오르는 9거래일 동안 개인들은 KODEX 인버스 상품을 1006억9200만원어치나 매수했다가 손실을 봤다. 이어 9월에 코스피가 2443포인트까지 오른 4거래일 동안에도 개인들은 인버스 상품에 1336억7200만원어치를 사들였다가 손해를 본 경험이 있다.


오영광 신영증권 펀드연구원은 "올해 들어 개인 투자자들이 조정장일 때 레버리지를 매수하고 상승장에서 인버스를 매수하는 등 시장과 반대되는 흐름을 자주 나타내고 있다"며 "지금과 같이 시장 흐름이 반대 방향으로 흘러간다면 프로그램 매매를 통해 즉각 대응이 가능한 증권사와 달리 개인 투자자들은 큰 투자 손실을 떠안게 될 위험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