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관광비행 탑승률 평균 85%…손익분기점 상회
업계 “코로나 피해 지원 측면서 빠른 의사결정 절실”
정부, 기재부·관세청 등 관련부처 협의만 무한반복
국내 항공사들이 목적지 없는 국내 비행 상품의 높은 호응에 힘입어 국제선에서도 같은 상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지만 정부의 면세품 관련 허가가 늦어지면서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면세제도와 해외 사례 등 다방면으로 검토해야 된다는 게 정부 측 입장이지만 이미 항공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것을 감안한다면 결정을 서둘러야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과 제주항공 등 국내 항공사들이 출시하고 있는 국내 무착륙 관광 상품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실제 국토교통부 항공통계에 따르면 국내를 대상으로 한 무착륙 상품의 평균 탑승률은 85%를 기록했다. 이익 마지노선이 탑승률 70~80%대인 점을 감안한다면 손익분기점을 가뿐히 넘긴 셈이다.
이처럼 국내 무착륙 상품이 큰 인기를 끌면서 항공사들의 눈길은 자연스럽게 국제선으로 쏠리고 있다. 국제선은 국내선과 달리 면세품을 구매할 수 있는 데다 단가도 높아 수익성 측면에서도 긍정적이기 때문이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면세품 구입 목적으로 국제선을 이용하는 승객이 많은 만큼 국내 무착륙 상품보다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기획재정부와 관세청 등 유관기관들의 협의가 늦어지면서 항공사들도 섣불리 해외 무착륙 상품 출시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무착륙 관광비행에 대한 면세 상품 판매를 지난달 말부터 논의하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내용은 전무하다. 내부절차에 의해 진행되는 만큼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현재 관세청 등 유관 부처들이 2주에 한 번씩 만나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관세청 관계자는 “현재 기재부와 협의하는 단계다. 세부 내용은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내부에서 논의 중이고 부총리가 밝힌 내용 외에는 따로 나온 내용은 없다”며 “도입 시기를 특정하긴 어렵지만 최대한 빨리 진행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항공업계에서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지원 차원에서 하루빨리 의사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사들이 목적지 없는 해외 비행 상품을 검토 중이지만 정부 부처의 협의가 완료되지 않아 출시를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며 “정부가 결정을 내리지 않은 상황에서 앞서 나갈 수는 없기 때문에 기다려야만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항공업계 관계자도 “정부에서는 지속적으로 논의 되고 있다는 말만 나올 뿐 진전된 부분은 없어 답답한 상황”이라며 “항공사들이 여객 수요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빠른 결정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9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무착륙 비행 관광객에 대한 면세지원 방안을 묻자 “법무부와 관세청 검토를 종합해 비교적 긍정적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