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 지분으로 공동 CEO 경영...독일에 본사
5G 글로벌 확대 전초기지...글로벌 시장 공략
한국과 독일 통신업체가 손잡고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는 5세대이동통신(5G) 전초기지를 설립한다.
SK텔레콤은 박정호 사장과 팀 회트게스(Tim Höttges)도이치텔레콤 회장이 6일 오후 영상 회의를 통해 ‘5G 기술 합작회사(가칭)’ 설립 최종 계약을 체결했다고 8일 밝혔다.
양사가 지분을 50:50으로 보유하는 합작회사(JV·Joint Venture)는 관계 기관의 승인을 얻어 연내 정식 설립된다. 본사는 독일에 마련되며 각각이 지명한 공동 대표 2명과 양사의 사업, 기술 전문가로 구성된 주주대표 4명이 경영진으로 참여한다.
양사는 합작회사를 통해 5G 인빌딩 솔루션 등 선도 기술을 공동 개발하고, 유럽을 시작으로 전 세계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에 기술을 전파할 예정이다. 중장기적으로 애플리케이션(앱) 마켓,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멀티액세스에지컴퓨팅(MEC·Multi-Access Edge Computing) 등에서 협력을 추진할 계획이다.
도이치텔레콤은 전 세계 13개국에서 약 2억4000만 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세계적인 이동통신사다. 지난 4월 도이치텔레콤의 미국 자회사 ‘T모바일’이 미국 4위 이통사 스프린트를 인수 합병해 사업 규모가 더욱 커졌다.
SK텔레콤과 도이치텔레콤은 한국에서 개발된 ‘5G·롱텀에볼루션(LTE) RF(Radio Frequency) 중계기’를 올해 상반기 유럽에 맞게 최적화해 지난 8월부터 10월까지 3개월간 베를린·함부르크·본·쾰른·뮌헨·프랑크프루트·라이프치히·다름슈타트 등 독일 주요 8개 도시에서 실제 고객들을 대상으로 시범 서비스를 진행했다.
합작회사는 시범서비스 결과를 바탕으로 업그레이드된 5G·LTE RF 중계기를 내년 상반기 내 상용화할 예정이다.
합작회사의 첫 타깃인 전 세계 인빌딩 솔루션 시장은 오는 2023년 약 103억3000만 달러(약 11조6200억 원)으로 매년 약 10% 성장할 전망이다. 아직 5G 중계기 시장의 절대 강자가 없는 만큼 양사의 경쟁력을 합친 합작회사가 활약할 수 있는 사업 분야이기도 하다.
양사는 빠른 기술 개발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 하에서도 한국-독일에서 기술 검증과 고객 시범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이 과정에서 언택트 솔루션과 원격 지원 체계를 구축해 팬데믹 속 글로벌 협력 방식을 제시하기도 했다.
SK텔레콤은 수년 간 준비한 기술자산 약 100건을 합작회사에 제공하고 이에 따른 로열티를 매출에 비례해 받게 된다. 아울러 합작회사의 성과에 따른 배당을 기대할 수 있다.
부수적으로 ‘5G 기술 합작회사’는 SK텔레콤 및 국내 5G의 글로벌 진출 전초기지로 활약할 전망이다. 한국 중소장비사와 함께 유럽 등에 동반 진출하고 국내 5G 기술을 전파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회사는 RF 중계기 등 핵심 장비 개발에서 국내 장비사와 협업해왔다.
팀 회트게스 도이치텔레콤 회장은 “SK텔레콤과 함께 고객 경험을 향상시키는 새롭고 혁신적인 제품을 개발할 수 있게 됐다’”며 “합작회사는 중계기 기술로 시작해 훨씬 더 큰 목표를 향해 나아가며 양사 모두에게 중요한 혁신을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도 “펜데믹 상황 속 양사간 국경을 넘는 5G 초협력이 이뤄져 더 큰 의미를 갖는다”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양사가 아시아-유럽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하고 인류에 새로운 가치를 주는 기술, 서비스를 함께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