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뉴햄프셔주 산간 마을서 투표 시작
0시에 등록 유권자 모여 투표하는 전통 지켜
최초 개표…바이든 5표 획득, 0표 트럼프 눌러
최종 당선자 적중 횟수 적어 결과 예단은 금물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전통적인 '0시 투표'로 2020년 미국 대선 투표의 시작을 알린 뉴햄프셔주 딕스빌 노치에서 5표를 얻어, 0표에 그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에 승리했다.
2020년 미국 대선 투표가 3일 오후 2시(한국시각) 뉴햄프셔주 딕스빌 노치에서의 전통적인 '0시 투표'를 시작으로 막이 올랐다.
캐나다 퀘벡주와의 국경으로부터 30㎞ 남쪽에 위치한 이 산간 마을은 미국 대선에서 가장 먼저 투표를 하고, 가장 먼저 투표를 종료해 개표하는 전통으로 유명하다.
딕스빌 노치에 거주하는 모든 유권자는 대선 투표일 0시에 마을의 호텔 '발삼스 리조트'의 '투표실'에 모여 비밀 투표를 한다. 투표가 종료되면 바로 개표를 해서 결과를 즉시 공개하기 때문에, 미국 대선에서 '최초 투표, 최초 개표'에 해당하는 것이다.
전통적으로 미국 대선일에 '0시 투표'를 하는 마을은 딕스빌 노치 외에도 같은 뉴햄프셔주의 밀스필드와 하츠 로케이션 등 3개 마을이다. 이들 산간 마을은 광부들이 일찌감치 투표를 하고 투표일에도 일하러 가던 것으로부터 이러한 전통이 탄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들 3개 산간 마을 중 48명으로 유권자가 가장 많은 하츠 로케이션은 이번 대선에서는 코로나 집단 감염에 대한 우려 때문에 통상적인 투표 방식을 채택하기로 했다. 유권자가 훨씬 적은 딕스빌 노치는 전통적인 '0시 투표'를 했다.
무작위로 추첨된 제1투표자가 손목시계를 보며 0시에 투표함에 자신의 투표용지를 밀어넣는 것으로 투표가 시작해, 이후 등록 유권자 전원이 투표를 마치고 개표에 돌입했다. 뉴햄프셔주의 투표소는 일출부터 일몰까지 운영되지만, 주 조례에 따라 해당 투표소에 등록된 모든 유권자가 투표를 했을 때에는 조기 폐쇄와 개표가 가능하다.
이날 투표를 마치고 개표를 한 결과, 바이든 후보가 5표를 획득해 무득표에 그친 트럼프 후보를 누르며 '기분 좋은 스타트'를 했다.
뉴햄프셔주는 선거인단 4명이 배정된 주(州)로 민주당이 우세한 지역이다. 이 때문에 딕스빌 노치의 '0시 투표'는 미국 대선 최초 투표, 최초 개표라는 점에서는 흥미롭지만, 당선자 예측이라는 측면에서는 큰 의미가 없다는 게 정설이다.
2016년 대선에서도 딕스빌 노치에서는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4표를 얻어 2표에 그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를 눌렀지만, 대통령에 당선된 것은 트럼프 후보였다.
이외에 1960년 대선에서 당선자 존 F 케네디 후보도 0표에 그치기도 했다. 낙선자 리처드 닉슨 후보가 이 마을의 9표를 싹쓸이해갔다. 1960년 이래 15차례의 대선에서 딕스빌 노치가 당선자를 적중시킨 사례는 7회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