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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효승의 역사 너머 역사①] 독립운동가는 ‘슈퍼맨’이 아니다


입력 2020.11.03 13:54 수정 2020.11.10 09:22        데스크 (desk@dailian.co.kr)

무명독립군상ⓒ독립기념관

1920년 6월 봉오동을 비롯하여 10월 청산리 등 중국 동북지역에서 일본군을 상대로 수많은 독립군이 선전했고, 이들의 희생은 일본을 끝없는 소모전의 늪으로 빠져들게 만들었다. 결국 이러한 소모전을 견디다 못한 일본은 우리가 ‘우가키 군축’ 등으로 배운 군사비 감축을 시도하지만, 이 역시 일본군의 반발로 무산되면서 결국 2차 세계대전과 패전의 이어지게 된다. 그런 측면에서 1920년 상해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독립전쟁 원년’ 선포와 무장 독립투쟁은 우리 독립운동에 지대한 기여를 했다.


이러한 독립운동사를 돌이켜보면 분명 중심적인 역할을 한 분들이 존재한다. 어쩌면 그런 분들이 없었다면 독립의 향배는 더 늦어졌을지도 모르다. 안중근 의사를 비롯해 안창호, 김구, 홍범도, 김경천 등 이들의 헌신은 절대적이다.


이들은 분명 ‘히어로’(영웅)‘이다. 그러나 어느 새 이들의 독립운동사가, 역사적 사실에 무엇인가를 덧대고 덧대, ’할리우드식 영웅‘으로 만들어지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최근 한 지상파 프로그램은 봉오동 전투를 이끈 홍범도 장군을 조명했다. 귀에 쏙쏙 들어오는 설명과 더불어 다양한 CG는 과거 우리 조상들이 어떻게 독립을 위해 어떻게 치열하게 싸웠는지를 잘 보여줬다. 그러나 방송은 어느 새 홍범도 장군을 독립운동가가 아닌, ‘할리우드 슈퍼맨’으로 만들고 있었다. 안타까운 일이다.


홍범도 장군 역시 국내에서 의병활동을 전개하던 중 탄약도 떨어지고, 계속해서 일본군의 추격이 거세지자 간도와 연해주의 한인 사회를 통해 독립군 기지를 건설하여 후일을 도모하고자 했다. ‘슈퍼맨’처럼 홀로 극복해낼 수는 없는 상황이다.


우리가 독립운동가를 ‘할리우드식 슈퍼 히어로’처럼 다루고 보여줄수록 결국 우리의 독립운동사는 '상업영화' 그 이상도 이하도 될 수 없다. 흔히 상업영화는 그 흥행공식이 정해져 있다. 우리 후속 세대에게 남겨주고자 하는 우리의 독립운동사가 이 ‘흥행공식’에 맞춰 꾸며지고 알려진다면, 올바른 역사가 아닌 정형화된 흔히 말해 ‘시나리오에 맞춰' 편취된 왜곡된 역사가 될 수 있다.


근래 각 지자체를 비롯하여 보훈처 등에서도 독립운동가 발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금까지 조명 받지 못한 독립운동가를 찾는 것도 물론 매우 중요하지만, 그 이전에 우리 모두가 홍범도를 비롯한 독립운동가들의 흔적을 제대로 짚어보고 바라봐야 한다. 그들 역시 한 명의 국민이었고, 그들뿐 아니라 독립을 위해 함께 움직였던 이들도 기억해야 한다. 즉 그들과 함께 싸우고 움직였던 무명의 독립군도 조명하면서, 한명의 '히어로'가 아닌, 모든 '독립군'을 다시 이야기 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먼저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가 일제 강점기 당시 어떻게 살아오셨을까 이번 기회에 돌이켜 보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신효승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 soothhistory@nahf.or.kr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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