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식품규격위원회서 Gochujang 고유명칭 사용
외국인 기호반영, 튜브형 포장 적용 및 조단백질 하한치 조정
아시아에서만 통용되던 한국인의 매운맛 고추장이 국제적인 규격으로 인정받게 됐다.
이는 김치와 인삼에 이어 우리나라 세 번째 세계규격 채택으로, 정부는 최근 K-Food 약진과 맞물려 비관세 장벽을 낮추는 계기가 마련된 것으로 평가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9월 24일부터 화상회의로 개최 중인 제43차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 총회에서 우리나라가 제안한 ‘고추장(Gochujang)’ 규격이 10월 12일 최종 심의를 통과해 세계규격으로 채택됐다고 밝혔다.
고추장 Codex 규격은 2002년 우리나라의 규격화 제안에 따라 2009년에 채택돼 지금까지 아시아 내에서 통용되는 지역규격으로서의 지위를 가졌으나, 이번 총회의 결정에 따라 세계규격으로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게 됐다.
2017년부터 추진된 고추장 Codex 세계규격화는 농식품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 한국식품연구원 등 유관기관 및 식품업계, 학계 전문가가 참여해 이뤄낸 성과로, 국제사회의 원만한 합의를 통해 급행절차를 밟음으로써 당초 예상보다 최종 승인을 앞당길 수 있었다는 후문이다.
이에 따라 김치(2001년), 인삼제품(2015년)에 이어 우리나라가 제안한 세 번째 Codex 세계규격이 신설됐다.
특히 이번에 채택된 고추장 Codex 세계규격은 ‘고추장(Gochujang)’이라는 우리 고유의 명칭을 그대로 사용함으로써 Red pepper paste, 칠리소스 등과 구별되는 독자적인 발효식품으로 세계에 인식시킬 수 있게 됐다.
또한 튜브형 포장 적용이 용이하도록 수분 상한치를 높이고, 메주 냄새를 줄일 수 있도록 조단백질 하한치를 낮추는 등 고추장의 세계화를 위해 외국인의 기호를 반영하여 기존의 지역규격보다 유연한 기준도 마련됐다.
지역규격의 선택성 원료에는 포함되지 않았던 양념채소와 식초를 추가해 초고추장 등 더욱 다양한 제품에 고추장 Codex 세계규격이 적용될 수 있도록 했다.
농식품부는 고추장 Codex 세계규격 채택에 힘입어 고추장 수출의 비관세 장벽이 낮아지고, 나아가 K-Food에 대한 긍정적인 분위기가 확산돼 앞으로 고추장이 세계시장에서 더욱 폭넓게 유통되는 전환점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식품업계에서도 “이번 고추장의 Codex 세계규격 채택은 우리나라 식품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이고, 최근 한류 열풍으로 고추장 수출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기업의 수출활동에 큰 도움이 되는 계기가 마련됐다.”며 환영하고 있다.
농식품부와 식품업계에서는 고추장 Codex 세계규격 채택을 기념해 다양한 행사도 준비했다.
사단법인 한국전통식품협회와 함께 ‘전통식품 품질인증’을 받은 고추장 67제품에 대해 10~20%의 할인가를 적용하는 온라인 할인판매(농협몰 전통식품 품질인증관)를 14일부터 진행할 예정이며, CJ제일제당·대상 등 고추장 업체들도 대형마트의 판촉행사를 진행한다.
한편 작년 기준 고추장은 미국·중국·일본 등 약 106여개 국가에 연간 1만7686톤, 3767만 달러 상당의 규모로 수출되고 있는데, 이는 10년 전(66개국, 7577톤, 1680만 달러)과 비교하면 약 2배 이상 성장한 규모다.
최근에는 K-방역 등 K-브랜드의 국제적 인지도 상승에 따라 세계시장에서 우리나라 식품에 대한 소비도 증가하는 모습으로, 올해 1~8월 농식품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4.9% 증가한 48억5000만 달러로 집계되고 있으며, 고추장 수출액은 35.6% 증가한 3316만 달러로 전체 수출액 증가율을 크게 웃돌았다.
박병홍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장은 “앞으로도 김치, 인삼제품 및 고추장과 같이 경쟁력 있는 우리나라 식품의 국제규격화를 추진해나갈 계획”이라며 “전통발효식품육성, 한식진흥, 음식관광 활성화, 수출시장 다변화 등에 대한 투자를 강화해 우리 농식품의 세계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