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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온노출 독감백신 문제 없다"…방역당국 발표 후폭풍은


입력 2020.10.07 05:00 수정 2020.10.06 21:03        이은정 기자 (eu@dailian.co.kr)

백신 유통과정 중 2~8도 벗어난 운송 횟수 196회

문제가 된 백신 누적 3045명 접종

"전문가 자문회의 거쳐 안전하다고 판단"…12일 무료접종 재개

정은경 질병관리청장. ⓒ뉴시스

상온노출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의 품질검사 및 현장조사 결과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정부 발표가 나왔다. 그러나 이미 정부에 대한 불신이 깊어진 탓에 무료접종이 재개된다고 해도 국민들의 의혹은 쉽게 가시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질병관리청은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지난 6일 오후 5시 30분 충북 오송 질병청에서 브리핑을 열고 독감백신 품질검사와 현장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식약처는 그동안 상온 노출 의심 독감 백신의 효력을 확인하기 위한 항원단백질 함량시험,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한 발열반응 시험을 진행했다.


김상봉 식약처 바이오생약국장은 "인플루엔자 백신은 국가출하승인 대상 제품으로서 자체 품질검사로 출하하는 통상적인 의약품과는 달리 제약사가 제품품질검사와 제품을 식약처에 제출하면 해당 검사를 검토하고 적합한 경우에만 승인하는 엄격한 품질관리 체계를 갖추고 있다"면서 "출하 단계에서는 품질이 확실히 보장된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양한 온도조건에서 백신의 품질이 유지되는지 검사하는 안정성 검사가 진행됐다"며 "상온 노출 의심 제품에 대해 5개 지역에서 2개 품목 750도즈를 수거해 검사한 결과 전 항목이 적합했다. 품질 변화 우려 제품 1350도즈 검사도 모두 적합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8개 제품 모두 25도에서 24시간 조건에서 품질이 유지되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유통품에 대한 수거 검사 결과 항원 단백질 함량 및 불용성 미립자 시험 등 모든 항목에서 적합했다"고 설명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전문가 자문회의를 거친 결과 백신의 품질에 영향을 미치지 않아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면서 "백신 효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일부 백신은 수거 조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0도 미만 조건에 일부 노출된 27만 도즈는 수거 조치하기로 했고, 백신이 일정시간 바닥에 적재됐던 17만 도즈도 조속히 수거할 계획"이라면서 "국민에게 불안과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하다. 예방접종 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오는 12일부터 무료 예방접종을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상온 노출된 독감백신 3045명 접종… 12일부터 접종 재개


앞서 질병청은 지난 22일 만 18세 이하 소아·청소년과 임신부 대상 국가 예방 접종을 하루 앞두고 의료기관에 공급된 정부 조달 물량 500만 도즈(500만명분) 가운데 일부 물량이 냉장차 배송 과정에서 상온에 노출된 사실을 확인하고 접종을 중단했다.


백신은 온도에 민감해 운반·보관 시 섭씨 2~8도 사이의 콜드체인(저온유통시스템)을 유지해야 하는데 이런 기준이 지켜지지 않은 것이다. 문제가 된 일부 백신은 운반 과정에서 운반 가이드라인에 맞지 않은 종이상자에 넣어서 운반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질병청에 따르면 이날 기준 상온 노출 의심 독감 백신을 접종한 인원은 3045명이다. 이중 12명은 백신을 접종하고 접종 부위 발열, 오한·근육통, 접종 부위 멍 등의 이상반응이 나타났다. 하지만 전문가 검토에선 예방접종과의 뚜렷한 인과성을 확인할 수 없었으며, 현재는 증상이 모두 없어진 상태다.


질병청은 품질이 검증된 제품부터 순차적으로 공급을 재개할 예정이다. 이르면 오는 12일부터 무료 예방접종이 재개된다.


그러나 백신에 대한 국민 불신이 이날 정부 발표로 완전히 해소될 지는 미지수다. 이미 유료 독감백신을 접종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고, 무료 접종대상자들도 국가에서 제공하는 백신을 불신해 기피할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다.


의료계 관계자는 "사백신인 독감 백신은 바이러스가 살아있는 상태로 만들어지는 다른 백신에 비해서는 온도에 민감하지 않아 문제 없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을 것"이라면서 "의학적으로 하자가 없다고 해도 국민들의 불신까지 없애지는 못해 제대로 접종이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은정 기자 (e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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