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건비 상승 등 중국 이점 ↓…동남아·남미 급부상
저가제품 중심 ODM 확대…원가 경쟁력 강화 기대
삼성전자가 제조업자개발생산(ODM)과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등 외주 확대와 생산기지 다변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여러 변수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유연한 대처를 위한 글로벌 생산체계 효율화에 나선 것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11월 말 중국 톈진에 위치한 TV 공장 가동 중단할 예정이다. 톈진 TV 공장은 중국 내 유일한 삼성전자 TV 생산기지로 이곳에서는 주로 중국 내수용 물량을 생산해왔다.
업계에서는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와 인건비 상승에 따른 원가경쟁력 하락을 생산중단 이유로 보고 있다.
실제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 TV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4.8%로 하이센(17.2%)과 스카이워스(14.9%), 샤오미(14.5%), TCL(14.4%) 등 중국 업체들에 밀리고 있다.
여기에 중국 상하이와 함께 중국 내 최저임금이 높은 톈진의 인건비 탓에 경쟁력은 더욱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삼성전자가 중국 생산을 중단한 사례는 TV뿐만이 아니다. 앞서 삼성전자는 2018년 말 톈진 스마트폰 공장, 지난해 광둥성 후이저우 스마트폰 공장도 가동을 멈췄다.
올 7월에는 마지막 PC 공장인 쑤저우 생산라인도 중단하기로 결정하면서 중국 내 생산 효율화 수순을 밟아 왔다.
삼성전자는 중국에서의 생산을 줄임과 동시에 ODM과 OEM 등 외주생산을 늘리고 있다. ODM은 제조업체가 개발·생산한 제품에 주문자 상표를 붙이는 것으로 주문자의 설계대로 제품을 만드는 OEM보다 제조업체 의존성이 높다.
현재 삼성전자의 ODM 제품은 중국 윙택 등이 맡고 있다. 가전 사업에서도 OEM·ODM 물량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삼성전자는 저가형 김치냉장고와 의류관리기를 OEM 방식으로 생산 중이다.
여기에 베트남과 중남미 등 신흥 시장에서의 생산에도 집중하면서 이전보다 생산체계가 다변화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한국 구미 공장뿐만 아니라 베트남과 브라질에서도 생산되는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Z 폴드2의 사례가 있다. 베트남과 남미의 경우 중저가 스마트폰을 중점적으로 생산했다.
삼성전자 측에서도 이번 톈진 TV공장 생산 중단과 함께 “현지에 판매하는 TV는 다른 해외공장을 통해 생산하게 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며 글로벌 생산 다변화에 대한 의지를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여파로 전자제품 시장 전반이 위축되는 가운데 원가 구조를 효율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고 있다. 세트제품의 생산 다변화를 통해 원가 경쟁력과 불확실성을 최소화 한다는 분석이다.
IT업계 관계자는 “생산기지 다각화는 글로벌 시장 영향력 강화나 공급 등 다양한 측면에서 이점이 있다”며 “특히 코로나19로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공장 폐쇄 등으로 공급에 차질을 빚었던 만큼 유연한 대처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