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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고 10명 중 6명, 고용보험 의무화 반대…일자리 감소 우려"


입력 2020.09.08 11:34 수정 2020.09.08 11:37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한경연, 4개 직종 특고 대상 적용 의견 조사...선택권 필요 의견 절반 넘어

부작용 최소화 위해 실업급여 계정분리 및 임의적용 등 논의해야

특고 직종별 고용보험 의무적용시 일자리 감소 여부.ⓒ한국경제연구원

고용노동부가 연내 입법화를 목표로 하고 있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이하 특고)의 고용안전망 강화를 위한 고용보험 의무적용을 추진하는 것과 관련 당사자 10명 중 6명은 일자리 감소 우려를 이유로 강제가입을 원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연구원은 8일 4개 직종(보험설계사·가전제품 설치기사·택배기사·골프장 캐디)에 종사하는 특고 234명을 대상으로 '특고 고용보험 적용 논의에 관한 의견'을 조사한 결과, 62.8%가 일괄적인 고용보험 의무적용에 반대한다고 응답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7월8일부터 28일까지 ▲특고 고용보험 당연적용 ▲특고‧사업주 보험료 공동 부담 ▲소득감소로 인한 이직을 실업급여 수급자격에 포함 등을 주요내용으로 하는 고용보험법·보험료징수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한데 이어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9월 정기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하지만 대상이 되는 특고들은 일괄적인 고용보험 의무가입에 대체적으로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6명이 나 반대 의견을 나타냈다.


직종별로는 골프장 캐디(77.8%), 가전제품 설치기사(65.4%), 택배기사(60.0%), 보험설계사(52.0%) 등의 순으로 조사대상 4개 직종 모두 ‘고용보험 가입 선택권 부여’ 또는 ‘의무가입 반대’ 응답이 과반을 넘었다.


한경연은 당사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특고 스스로 가입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임의가입 방식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고들은 정부 입법안이 발의‧통과될 경우 일자리 감소를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고용보험 의무가입이 사업주 부담 증가 등으로 이어져 본인들의 일자리에 위협이 될 수 있다(68.4%)고 우려했다.


특고 고용보험 의무가입은 조사 대상 모든 직종의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전망이다. 직종별로 보면 골프장 캐디(74.1%)·택배기사(70.0%)·보험설계사(66.7%)·가전제품 설치기사(63.6%) 등의 순으로 나타나 조사대상 4개 직종 모두에서 과반 이상이 고용 감소를 우려하고 있었다.


고용보험 의무적용이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보는 이유는 사업주 부담 증가(41.3%)가 가장 많았고 고용보험비용의 소비자 가격 전가로 사업환경 악화(23.5%)와 무인화‧자동화 촉진(19.0%)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한경연은 고용보험에 따른 사업주 인건비 증가분이 직간접적인 고용조정 압력으로 이어지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정부 입법안보다 특고의 보험료 부담분을 상향조정해야 지적했다. 현재 정부 입법안은 사업주와 특고가 보험료를 절반씩 부담하도록 규정돼 있다.


고용보험료 산정 위한 소득신고도 특고에게 부담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입법예고안은 고용보험료 산정을 위해 사업주가 특고에게 지급한 소득을 근로복지공단에 신고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조사 결과 이러한 소득신고도 특고에게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는 소득신고가 다른 사회보험 적용으로 이어질 수 있어 비용 부담(46.6%)과 소득노출 자체가 꺼려짐(17.5%) 등 부정적 응답이 64.1%였고 이미 소득신고를 하고 있어 상관없다는 응답은 32.5%로 조사됐다.


이는 특고가 자발적인 입·이직이 잦고 스스로 소득조절이 가능한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직 또는 퇴직 경험이 있는 특고에 대한 조사결과, 폐업‧도산 및 경영악화 등에 의한 일방적 계약해지 때문인 경우는 3.2%에 불과한 반면 더 높은 보수를 위한 이직‧전업(37.9%), 결혼출산·건강 등 개인 사정(30.5%), 근무시간·승진 등 근로여건 불만족(26.3%) 등 자발적 이직·퇴직은 94.7%였다.


또 조사에 참여한 전체 특고 중 필요시 업무량을 조정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소득이 변동한다는 응답은 63.6%로 조사됐다.


한경연은 특고는 입·이직과 소득조절 등에서 임금근로자와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이러한 차이를 감안해 근로자와 실업급여계정을 분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정부 입법예고안이 특고의 소득감소로 인한 이직을 실업급여 수급자격으로 인정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는 데 대해서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계약건수나 설치건수, 배송량, 라운딩 횟수 등을 통해 소득조절이 가능한 특고의 특성상 실업급여 수급을 목적으로 소득을 줄이는 도덕적 해이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실업급여 수급자격을 보다 엄격히 제한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최저임금 고율 인상으로 취약계층의 취업 감소가 나타났듯이 특고 고용보험 의무 적용은 특고의 일자리를 감소시키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경영난이 심각한 상황에서 이러한 논의는 사업주와 특고 모두에게 부담만 지울 것”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향후 국회에 법안 발의가 된다면 부작용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임금근로자와 실업급여 계정 분리, 임의가입 방식 적용, 특고의 보험료 부담비율 상향조정 등의 대안이 함께 논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고 고용보험 의무적용 시 일자리 감소가 우려되는 이유.ⓒ한국경제연구원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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