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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폭탄 여파] 코로나에 장마까지, 신음하는 축산업계…고깃값은?


입력 2020.08.20 15:07 수정 2020.08.20 15:14        이소희 기자 (aswith@dailian.co.kr)

소·돼지, 도매가격 소폭 상승·소비자가격은 28~23% 가량 올라

“대부분 축종, 평년 비해 사육규모가 많아 유통·수급에 영향 없어”

9월 추석 전 성수기 “현 오른 시세 유지될 것, 모니터링 필요”

최근 집중호우로 인한 침수 피해 당시 국민들의 시선을 가장 많이 끈 것은 위태롭게 내려앉은 지붕 위에 올라간 황소들이었다.


물폭탄으로 비유되는 호우로 섬진강이 범람하면서 어찌할 길이 없던 소들은 사력을 다해 눈에 보이는 가장 높은 곳인 주택 지붕위로 피신을 했고 이 같은 광경은 사진으로 남았다.


이후 물 빠지고 소들이 구출되기까지 3일 간의 119 구조대원들이 마취총까지 동원하며 벌린 구출작전 과정도 이슈가 됐다.


하지만 지방 위 버티던 소들은 다시 돌아왔지만 건강상태가 좋지 않아 폐사가 염려되기도 했다. 적지 않은 소들과 닭들이 이번 집중호우에 폐사돼 축산물 유통과 가격 변동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축산물품질평가원의 축산물 가격 및 동향에 따르면, 18일 기준 한우와 돼지고기 가격은 전년 대비 28~23% 가량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한우 등심 1등급 Kg당 소비자가격은 10만1474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8만2506원 보다 23% 올랐다.


산지 송아지(암) 한 마리에 352만4000원으로 12.9% 올랐으며 숫송아지는 마리당 462만2000원으로 17.3% 오른 가격으로 판매되는 추세다.


그럼에도 피해로 인한 가축입식비 지원은 절반가격에도 미치지 못한다. 송아지 마리당 재난지원복구비로는 140만원이 지원되며, 새끼돼지는 6만2000원, 병아리(육계)는 427원, 병아리(산란계) 611원, 새끼오리 664원 등으로, 재해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으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가축재해보험 미가입 축산농가 등에 대해서는 행정안전부와 지자체의 피해현황 조사 후 가축입식비와 함께 파손된 축사복구비, 생계비 등을 신속하게 지원할 예정이다.


이 같은 축산물 가격 상승은 올해 연초 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 한우의 가정용 소비와 수요 등이 늘어나면서 도매가 형성이 높게 됐고 이는 소매가격이 오르는 결과로 나타났다는 관계기관의 분석이다.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으로 축산물 소비가 증가한 가운데 한국소비자원이 국내산 돼지고기 및 쇠고기 6개 품목의 6월 판매 가격을 조사한 결과 전월에 비해 큰 폭 상승했다. 서울 종로구 통인시장 내 한 정육점의 모습. ⓒ뉴시스

돼지고기 가격도 마찬가지로 코로나19 영향과 함께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인해 제때 입식이 안 돼 모돈이 줄면서 소비자가격 상승 요인이 발생했다.


‘금겹살’이라 불렸던 돼지고기 삼겹살 소비자가격은 18일 기준 Kg당 국산 냉장의 경우 2만4182원이었으며, 전년 대비 27.8% 오른 가격을 기록했다. 수입 냉동 삼겹살은 Kg당 1만680원으로 작년보다 3.9% 오름세를 보였다.


돼지 지육 경매가격은 kg당 4300원으로 3% 정도 소폭 올랐다.


이주명 농림축산식품부 축산정책국장은 이와 관련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집밥족이 늘면서 축산물 가격이 조금 올랐지만 그리 큰 오름세는 아니다. 돼지고기의 경우 작년에 워낙 가격이 안 좋았기 때문에 비교되는 것이지, 평년 기준으로 보면 괜찮은 가격”이라고 설명했다


닭고기와 오리고기의 경우는 타 축산물에 비해 이번 호우로 피해가 큰 편인데다 말복이라는 특수가 겹쳐 일시적으로 가격 형성이 높게 나타났지만 다시 내림세로 돌아섰다.


육계 자육은 Kg당 소비자가격이 4866원으로 가격 안정세를 보였지만 오리고기(정육)는 kg당 1만3178원으로 전년 대비 15.4% 올랐다.


하지만 이 같은 축산물 가격 오름세에 정부는 낙관적인 입장을 표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집중호우로 인해 육계 등 가금류를 중심으로 많은 피해를 입었으나 대부분의 축종이 평년에 비해 사육규모가 많고, 도매시장 출하도 안정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어 호우로 인한 축산물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호우시기를 전후한 도매가격의 경우에도 말복 수요로 가격이 일시 상승한 육계를 제외하고는 가격변동이 크게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 마저도 육계의 경우 평년대비 1.6% 높은 사육증가 등의 영향으로 도매가격이 평년보다 낮은 수준이며, 호우 이후 말복 수요로 상승한 도매가격도 평년 8월 가격 대비(1473원/kg) 24.0%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집계로는 집중 호우 전과 후가 도매가 기준으로 Kg당 소고기의 경우는 2.2% 올랐고, 돼지고기의 경우는 3.2% 떨어졌으며, 육계는 12.2%가, 산란계는 0.9% 각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말대로라면 축산물 수급상황이 원활하고 일부 오리와 닭고기 등은 재고가 많아 공급과잉이 있는 만큼 현 가격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추석 물가와 관련해서는 9월 한 달을 추석 전 성수기로 보고 현재 오른 시세가 떨어지지 않고 같은 가격 수준이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추석 물가 관련해서는 8월 말 관계기관의 관측자료가 나올 것”이라며 “9월 한 달 추석 성수기는 현재 수준의 오름세가 유지될 것으로 보는데, 모니터링을 통해 가격 변동이 있으면 생산자단체와 농협 등과 연계해 별도의 대응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집중호우로 축산분야에서는 19일 기준 한우 1200마리, 돼지 6900마리, 육계 149만4000마리, 산란계 15만마리, 오리 25만8000마리 등이 폐사되고 벌통 1만군이 침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소희 기자 (aswit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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