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이다” 최숙현 못 지킨 대한철인3종협회, 강등 아닌 관리단체 지정

대한체육회 이사회 열고 철인3종협회 관리단체 지정

준가맹단체 강등 시 지원금 크게 줄어 애먼 선수들 피해

대한체육회 이기흥 회장. ⓒ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우려를 딛고 대한철인3종협회가 강등이 아닌 관리 단체로 지정됐다.

대한체육회는 29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제36차 이사회를 열고 긴급 안건으로 대한철인3종협회 관리 단체 지정에 관해 심의했다.

이사회 뒤 이기흥 체육회 회장은 "철인3종협회를 체육회 관리 단체로 지정하기로 했다. 고 최숙현 선수 사안으로 인해 (폭행 사건 등의) 책임 소재를 더 분명히 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선수에게 2차 피해가 있을 수 있어 관리 단체로 지정해 대한철인3종협회 내부의 문제를 소상히 살피고 정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최숙현 선수의 피해 호소에 안이하게 대처한 철인3종협회 임원진은 대한체육회의 관리 단체 지정으로 모두 해임된다. 체육회가 구성하는 관리위원회가 협회를 운영한다.

이사회에 앞서 올림픽파크텔 앞에는 "대한체육회가 대한철인3종협회를 준가맹단체로 강등할 수 있다"는 소식에 놀란 트라이애슬론 실업팀 소속 선수들과 지도자, 가족들이 모여 '대한철인3종협회 강등 반대'를 호소했다.

대한철인3종협회가 준가맹단체로 강등되면 인건비, 경기력 향상지원금이 크게 줄어들어 그 여파가 고스란히 선수들에게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자리에는 최숙현 선수의 아버지도 있었는데 소식을 접한 뒤에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기흥 회장도 "준가맹단체가 되면 선수들이 여러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선수들의 진로 등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고심했다"고 관리 단체 지정 배경을 설명했다.

한편, 최숙현 선수 사건을 방조했다는 비판에사 자유롭지 못한 대한체육회의 이기흥 회장은 "자성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올해는 대한체육회 100주년이다. 조직 문화를 바꿔서 재발하지 않게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