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침울한 류현진, 개막전서 받아든 낯선 수치


입력 2020.07.25 11:34 수정 2020.07.25 14:41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제구 흔들리며 피안타 4개 모두 장타로 허용

평균자책점-이닝 당 볼넷 허용률 5.79로 출발

류현진 ⓒ 뉴시스

침울한 표정과 함께 강판된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은 개막전서 낯선 수치와 마주쳤다.


류현진은 25일(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스버그 트로피카나필드서 펼쳐진 ‘2020 메이저리그(MLB)'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개막전에 선발 등판, 4.2이닝 4피안타(1피홈런) 4사사구 4탈삼진 3실점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4년 8000만 달러의 대형 FA계약으로 토론토 에이스가 된 류현진으로서는 충격적인 결과다.


LA 다저스 시절이었던 지난해 류현진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개막전에서는 6이닝 1실점 역투를 펼쳤다. 그때와는 너무 다른 결과다. 지난 시즌 개막전 호투로 평균자책점 1.50으로 출발했지만, 올 시즌 평균자책점은 벌써 5.79에 이른다. 지난 시즌 메이저리그 전체 평균자책점 1위(2.32)를 차지한 류현진에게는 낯선 수치다.


류현진답지 않게 장타를 많이 허용했다.


4.2이닝 동안 3실점하며 4개의 안타를 맞았는데 2루타 3개, 홈런 1개로 모두 장타다. 5회말 2사 후 쓰쓰고에게 홈런을 얻어맞은 뒤 호세 마르티네스에게도 2루타를 허용했다. 투구수가 100개를 향해 가는 시점에 연달아 장타를 허용하자 아웃카운트 1개만 채우면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출 수 있는 상황에서도 찰리 몬토요 감독은 에이스의 강판을 지시했다.


평소 칼 날 같은 제구를 자랑했던 류현진의 공은 이날 가운데 높게 형성됐다. 구위로 타자를 압도하는 투수가 아닌데 공이 가운데 높게 형성되면 장타를 허용할 수밖에 없다. 쓰쓰고에게 얻어맞은 홈런도 높은 포심 패스트볼(89마일)이었다.


침울한 표정과 함께 강판된 류현진. ⓒ 뉴시스

제구가 흔들리다 보니 사사구도 남발했다. 이날 실점은 모두 사사구가 도화선이 됐다.


4회말 선두타자 쓰쓰고 요시모토를 사구로 내보내며 불안하게 출발한 류현진은 2사 후 마이크 브로소에게 우중간 향하는 1타점 2루타를 맞고 첫 실점했다. 6-1 리드 상황에서 맞이한 5회말에도 2사 후 렌프로와 풀카운트 접전 끝에 볼넷을 허용한 뒤 쓰쓰고에게 투런 홈런을 맞았다.


4.2이닝 동안 몸에 맞는 볼 외 3개의 볼넷을 허용한 류현진은 지난 시즌 LA 다저스 소속으로 9이닝 당 볼넷(BB/9) 1.18개를 기록, 이 부문 메이저리그 전체 1위에 올랐던 투수다. 공교롭게도 9이닝 당 볼넷은 평균자책점과 같은 5.79가 됐다. 지난 시즌처럼 제구가 되지 않는다면 평균자책점은 치솟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지표로도 확연하게 드러났다.


낯선 수치를 받아들었지만 류현진을 향한 우려는 깊지 않다. 매사 긍정적인 태도로 환경에 적응하고 위기를 벗어나는 류현진이다. 류현진답지 않았던 투구는 류현진답게 쿨하게 털어버리고 다음 경기를 치르면 된다. 이제 개막전 한 경기 치렀을 뿐이고, 토론토는 승리(6-4)했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