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봉 전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 감독이 선수들의 경찰 진술서 작성에 직, 간접적으로 관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2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철인 3종경기 선수 가혹행위 및 체육 분야 인권침해에 대한 청문회'에서 고(故) 최숙현 선수의 가해자 중 하나로 지목된 김규봉이 선수들을 회유한 정황들을 공개했다.
이날 청문회에는 가혹행위 당사자로 지목된 '팀 닥터' 안주현 운동처방사와 김규봉 전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감독, 주장 장윤정, 그리고 김도환 선수 등이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김도환 선수만 자리에 앉았고, 구속된 안 씨와 김 감독, 그리고 장윤정 선수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임오경 의원은 “이 자리에 나선 증인들은 모두들 자신에게 책임이 없다고 말한다”라며 한탄한 뒤 “김규봉 감독은 최숙현 선수의 고소로 경찰 조사가 들어오자 선수들을 불러 ‘때린 것은 인정하나 내 밥줄 끊기는 것은 인정 못한다’라는 폭언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심지어 경찰 진술서는 감독이 보는 앞에서 작성됐다. 진실이 담겼을 리 없다”면서 “선수들이 진술서를 다 쓴 뒤에는 김규봉 감독과 장윤정 선수가 일일이 검토한 뒤 제출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군 복무 중인 이규형 선수에 대한 진술서도 공개했다. 해당 진술서에는 ‘폭행 사실을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다’라는 말만 되풀이 되고 있으며 심지어 김 감독이 ‘최숙현 선수를 잘 챙겨줘라’라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에 대해 임오경 의원은 “해당 진술서는 김도환 선수가 휴가 복귀를 하루 앞둔 이규형 선수를 찾아가 받아온 것이다. 감독이 회유하라고 했나”라고 묻자 자리에 앉아있던 김도환 선수는 “맞다”고 증언했다.
임오경 의원은 “경찰 진술서는 경주시 체육회 직원이 나와서 받아야 하는 것 아닌가. 이해할 수 없다. 감독의 은폐 시도가 과연 감독 혼자 했을까란 생각이 든다”면서 “혹시 경주시 체육회가 감독에게 은폐를 지시한 것 아닌가. 책임자를 찾아내 반드시 문책하도록 조치해달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 자리에 참석한 최숙현 선수의 아버지 최영희 씨는 발언권이 주어지자 “숙현이가 경찰이나 관계기관에 호소했고, 이후 처리 과정들이 우리 귀에 다 들어왔다. 하지만 조사와 조치들이 지지부진했다”라며 “진술해주겠다는 선수들도 나중에는 감독의 압박에 진술 내용을 번복했다. 주위에 자기 말을 들어주는 사람이 없었다는 것을 알자 목숨을 던져 진실을 밝혀야겠다는 심정이었던 것 같다”고 말끝을 흐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