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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퍼거슨' 맨유 솔샤르, 장기집권 선결 과제는?


입력 2020.07.19 18:11 수정 2020.07.19 18:49        박시인 객원기자 ()

솔샤르 감독, 퍼거슨 은퇴 이후 가장 좋은 성적 이끌어

다음 시즌 챔스 티켓과 FA컵 우승으로 '강팀 DNA' 살려야

맨유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 ⓒ 뉴시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는 2013년 알렉스 퍼거슨 경의 은퇴 이후 급격한 쇠락기를 걸었다.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맨유는 2013-14시즌 7위에 머물렀다. 불과 1시즌 만에 우승에서 7위 추락은 큰 충격이었다. 6년 장기계약을 체결한 모예스 감독은 1년을 채 버티지 못하고 지휘봉을 내려놔아 했다. 이후 루이 반 할, 주제 무리뉴 등 이름값 있는 명장들을 선임하며 퍼거슨의 그림자를 지우기 위해 노력했지만 성과는 신통치 않았다.


사실 올레 군나르 솔샤르가 임시 감독직을 수행할 때만 해도 기대는 그리 크지 않았다. 몰데, 카디프 시티에서 뚜렷한 성과물을 남기지 못한 바 있다.


그러나 솔샤르 감독은 2018-19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전에서 파리의 기적을 연출하며 파리생제르맹(PSG)을 물리치고 맨유의 8강행을 견인하면서 정식 감독으로 부임했다. 이후 솔샤르 감독은 서서히 자신의 색깔을 입히며 맨유의 리빌딩을 진행했다.


시행착오도 많았다. 수비 불안, 들쭉날쭉한 경기력이 가장 큰 골칫거리였다. 이에 지난해 여름 해리 매과이어, 아론 완 비사카를 영입하며 수비진을 정비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맨유는 올 시즌 리그 36경기에서 35실점으로 한층 수비의 안정감을 찾았다. 그러나 수비 조직력 향상에 비해 공격은 다소 답답했다. 솔샤르 감독은 전반기 동안 선 수비 후 역습, 스리백 전환을 통해 강팀과의 경기에서 제법 좋은 성과를 거뒀다. 앙토니 마시알, 마커스 래시포드, 다니엘 제임스 등 주력이 좋은 자원들을 활용한 속공으로 득점과 결과를 잡아내는 효율성을 발휘했다.


이에 반해 라인을 내리며 수비적으로 나서는 약팀을 상대로 아쉬움을 남겼다. 정작 볼 점유율이 높고, 지공 상황이 연출될 때 공격에서의 해법을 내놓지 못한 것이다.


약팀과의 경기에서 수시로 승점을 잃은 맨유는 4위권 문턱에서 번번이 좌절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겨울 이적 시장에서 2선 공격형 미드필더 브루누 페르난데스, 스트라이커 오디온 이갈로(임대)를 영입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페르난데스는 그동안 맨유의 약점이었던 전진 패스, 창의성을 불어넣었고, 과감한 중거리 슈팅으로 공격의 활로를 열었다. 이갈로는 마시알의 백업 스트라이커로 활약하며 순도 높은 골 결정력을 선보였다.


화룡정점은 폴 포그바 가세다. 포그바는 장기 부상에 시달리며 지난해 12월 27일 뉴캐슬전 이후 약 6개월 동안 실전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솔샤르 감독의 과제는 페르난데스와 포그바의 공존이었는데, 공격 성향이 짙은 두 선수를 각각 2선 중앙과 3선에 배치했고, 수비력이 좋은 네마냐 마티치로 하여금 받치도록 했다.


과거에는 맨유의 답답한 지공 상황이 이어질 때 포그바의 2선 전진이 불가피했다. 이는 포그바에게 너무 많은 과부하가 걸렸다. 하지만 2선에서 존재감을 발휘하는 페르난데스 덕분에 포그바가 활동 반경을 줄이고 오로지 3선에서 자신의 장점인 패스 전개에 전념할 수 있게 됐다. 포그바에서 페르난데스로 거치는 양질의 패스가 공급되면서 맨유의 공격 전술은 한층 세련되고 매끄러워졌다.


ⓒ 뉴시스

제 포지션을 찾지 못해 방황하던 마시알과 래시포드를 각각 최전방 원톱, 2선 왼쪽으로 정착시키며 교통정리를 마친 것 또한 솔샤르 감독의 작품이다. 과거 무리뉴 체제에서 비판을 받은 마시알, 래시포드, 포그바는 올 시즌 솔샤르 감독의 지휘 아래 절정의 기량을 뽐내고 있다.


맨유는 코로나19로 인한 리그 재개 이후 8경기에서 6승2무다. 더 나아가 1월 27일 트랜미어와의 FA컵전 승리를 시작으로 공식 대회 19경기 연속 무패다. 이는 퍼거슨 은퇴 이후 최장 경기 무패 기록이다.


어느덧 포스트 퍼거슨 시대를 맞은 지 7년. 최근 솔샤르 감독에게 많은 시간을 줘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기 시작했다. 맨유는 36라운드 현재 17승 11무 8패(승점 62, 골득실 28)로 5위를 달리고 있다. 3위 첼시(승점 63, 골득실 15), 4위 레스터 시티(승점 62, 골득실 31)와 근소한 차이를 보이고 있어 남은 2경기에서 충분히 4위권 진입을 기대해볼 만하다.


솔샤르 감독의 당면 과제는 FA컵 우승이다. 과거 맨유가 보유한 ‘우승 DNA’를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맨유는 오는 20일 오전 2시(한국시각) 영국 런던 웸블리에서 첼시와 FA컵 4강전을 치른다. 올 시즌 첼시와의 상대전적에서 2승 1무로 우세를 점하고 있다.


최근 흐름만 놓고 봐도 첼시보단 맨유로 기운다. 맨유는 지난 17일 크리스탈 팰리스와의 리그 35라운드에서 래시포드, 마시알의 연속골을 묶어 2-0으로 승리했다. 이 경기서 후반 33분 마시알과 래시포드는 환상적인 호흡을 과시하며 추가골을 합작한 바 있다.


마시알은 최근 4경기 연속 공격포인트(3골 2도움), 래시포드는 지난 4경기에서 3골 1도움을 기록하는 등 컨디션이 최고조에 달해있다.

박시인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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