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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엇, 발로란트 e스포츠화 ‘사면초가’…“핵 잡다 초가삼간 태운 격”


입력 2020.06.17 06:00 수정 2020.06.16 22:58        이건엄 기자 (lku@dailian.co.kr)

출시 2주 째 1%대 점유율…PC방 공략 실패가 원인

‘뱅가드’ 문제 해결 요원…외국계 한계에 조치 늦어져

라이엇게임즈 발로란트 홍보 이미지.ⓒ라이엇게임즈

라이엇게임즈가 e스포츠화를 강조했던 신작 1인칭 슈팅게임(FPS) 발로란트가 사면초가에 빠졌다. 자체 보안 프로그램 문제로 출시 2주가 지나도록 PC방 점유율 1%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라이엇이 그렸던 '성공적인 e스포츠화를 통한 흥행' 계획에도 상당한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17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출시 2주를 맞은 발로란트의 PC방 점유율은 1.4%로 전체 게임 중 9위를 기록하고 있다. 같은 외국계 FPS인 블리자드의 오버워치가 첫 출시 날 3위로 인상적인 데뷔전을 치렀다는 것을 감안하면 저조한 성적표다.


라이엇이 강조했던 e스포츠화에도 상당한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글로벌 e스포츠 시장에서 한국의 비중이 상당한 상황에서 국내에서의 흥행이 뒷받침 되지 않는다면 어려움이 클 것이란 분석이다.


앞서 애나 던런 라이엇게임즈 발로란트 총괄은 지난 2일 “발로란트에 대한 전 세계적인 관심이 너무 큰 것이 사실”이라며 “벌써 북미나 유럽에서는 종목을 전향한 선수들도 많은 만큼, 기존 계획보다는 더 빠르게 e스포츠화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한 바 있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FPS의 e스포츠화는 대중성 확보가 중요한데 이를 위해선 PC방의 역할이 지대하다”며 “현재 발로란트가 겪고 있는 문제점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e스포츠화 역시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발로란트의 부진한 성적에는 국내에서 선호하지 않는 저사양 게임이라는 점과 오버워치, 배틀그라운드와 같은 경쟁작들의 기세가 여전하다는 점 등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자체 보안 프로그램 ‘뱅가드’의 존재가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뱅가드는 라이엇이 악성 이용자들의 비인가 프로그램(핵)을 차단하기 위해 제작됐다. 하지만 핵 이외의 컴퓨터 구동에 필수적인 프로그램들과 자주 충돌해 다양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이같은 문제는 특히 PC방에서 더욱 두드러지는데 PC방 관리 프로그램과 충돌을 일으켜 컴퓨터가 느려지거나 다른 게임 실행이 불가능한 상황까지 연출되면서 PC방 점주들이 발로란트 설치를 거부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한국 시장에서 PC게임이 성공하기 위해선 PC방 공략이 절대적이라는 것을 점을 감안한다면 현재 발로란트가 겪고 있는 문제는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해 라이엇 게임즈 관계자는 “발로란트에 사용되고 있는 뱅가드가 PC방 프로그램들과의 충돌 문제를 발생시킨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대책이나 방안은 아직 설명하기 어렵다.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게임업계에서는 라이엇이 외국계 회사인 만큼 빠른 시일 내에 조치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국내 시장만 고려한 게임이 아니기 때문에 피드백이 늦을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발로란트는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 출시됐기 때문에 각국에서 발생하는 문제 대처에 늦을 수밖에 없다”며 “게임 출시 초반 성적이 향후 흥행을 좌우한다는 점에선 부정적 요소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건엄 기자 (lk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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