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경(20)이 프로 데뷔 후 첫 우승을 메이저 대회인 KLPGA 투어 챔피언십으로 일구며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박현경은 17일 경기도 양주시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에서 '제42회 KLPGA 챔피언십'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5타를 줄이는 기염을 토하며 최종합계 17언더파 271타로 우승을 확정했다.
그야말로 역대급 뒤집기다. 박현경은 3라운드까지 15언더파 201타로 단독 선두를 달리던 동갑내기 임희정에게 우승 트로피를 내주는 듯 했다.
하지만 마지막 날 이변이 벌어졌다. 승부처는 10번홀이었다. 박현경은 10번홀에서 5m짜리 파 파트에 성공, 임희정과의 2타 차를 유지했고 11번홀부터 13번홀까지 3연속 버디를 적어내며 역전에 성공했다.
박현경은 우승 확정 후 인터뷰서 “오랜 시간 꿈꿔왔던 순간이 이뤄져 행복하다. 대회 1라운드에 어머니 생신이라서 좋은 선물을 해드리고 싶다는 생각으로 대회에 임했다”며 “지난해 루키였던 동기들이 8승을 합작해 많이 부러웠다. 오늘 아쉬움을 모두 날렸고 그동안 고생했던 것들이 스쳐 지나가면서 눈물이 흘렀다”고 미소를 지었다.
우승의 원동력은 당연히 캐디를 맡아준 아버지였다. 박현경은 “챔피언 퍼트를 하고 난 뒤 아버지를 끌어안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프로 출신인 아버지가 코스 공략, 바람 계산 등 늘 든든한 존재로 계셔서 좋다. 실수하거나 경기를 잘 못 풀 때도 걱정이 없다”고 고마움을 나타냈다.
고진영의 조언도 큰 도움이 된 박현경이다. 박현경은 “고진영 언니가 옆에서 도움과 조언을 줬던 것이 컸다”면서 “언니가 어제 통화로 우승하지 말라고 했다. 언니는 항상 우승하려는 생각을 안 하고 플레이한다고 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하늘에 맡기라는 등 늘 좋은 말을 해준다”고 이야기를 풀었다.
프로 데뷔 후 첫 승을 맛본 박현경은 이제 목표를 상향 조정한다. 그는 “시즌 목표를 2승으로 잡겠다. 박인비 인비테이셔널에도 참가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