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 적자 아픈 손가락에서 수익 내는 백조로 탈바꿈
코로나 여파로 대형마트 보다 가까운 SSM 선호
소포장 상품 늘리고 간편식 등 차별화 전략 적중
그동안 미운오리새끼 취급을 받던 기업형 슈퍼마켓(SSM)이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백조로 급부상하고 있다. 신규 출점과 영업시간 제한, 의무휴업 등 대형마트와 동일한 규제를 적용받으면서도 대형마트에 비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어려운 탓에 만년 적자를 기록했던 SSM이 코로나19로 반등에 성공했다.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 에브리데이는 올 1분기 매출액이 지난해 1분기 대비 13.8% 증가한 3385억원, 영업이익은 470.0% 급증한 114억원을 기록했다.
GS THE FRESH(구 GS수퍼마켓)은 매출액이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8.2% 감소한 3759억원, 영업이익은 164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매출액 감소는 지난해 4분기 부진 점포를 정리하면서 작년 3분기 대비 26개 점포가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반면 비용을 줄이고 사업 효율을 높이는 노력 끝에 매출총이익률을 지난해 대비 2%p 개선하는 등 수익성은 향상됐다. 수퍼마켓의 분기 영업이익이 100억원을 넘어선 것은 온라인 쇼핑이 활성화되기 전인 2013년 이후 7년 만이다.
같은 기간 롯데슈퍼는 매출액이 3.5% 증가한 491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적자를 지속했지만 판관비 절감 등으로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적자 규모가 112억원 축소됐다.
그동안 만년 적자 실적을 기록하며 유통업계의 아픈 손가락으로 불렸던 SSM의 실적이 반등한 것은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이 컸다.
감염 우려에 사람들이 몰리는 대형마트 보다 집 근처에 위치해 쉽게 찾아갈 수 있는 지리적 편의성이 크게 작용한 덕분이다. 여기에 1인 가구를 겨냥한 소포장 제품 비중을 늘리고 밀키트, 가정간편식 등 차별화 전략을 실행하면서 소비자들의 발길을 되돌리는데 성공했다.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역설적으로 2분기 전망도 밝은 편이다. 일부 SSM의 경우 14조원에 달하는 정부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처로 지정되면서 매출 증가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가 지급하는 긴급재난지원금은 원칙상 대형마트와 백화점, SSM, 온라인 등에서 사용이 불가능하지만 예외적으로 현재 GS THE FRESH에서는 재난지원금 사용이 가능하다.
이에 대해 GS리테일 관계자는 “GS THE FRESH의 경우 이마트(이마트에브리데이), 롯데마트(롯데슈퍼), 홈플러스(홈플러스익스프레스) 등 경쟁사와 달리 대형마트 사업을 운영하지 않고, 농축수산물 매출 비중이 전체 매출의 40%를 넘을 정도로 높은 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긴급재난지원금이 당초 소비 활성화를 통해 소상공인에게 도움을 주자는 취지인 만큼, 경쟁사 대비 가맹점 비중이 높고 농축수산물 매출이 높은 GS THE FRESH는 사용 제한에 걸리지 않았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