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첫 선발 경기서 집중타 얻어맞고 조기 강판
전성기보다 구위 떨어지며 투수로서 가치 하락
왕년의 에이스 장원삼(롯데)과 송은범(LG)이 첫 등판서 야속한 세월의 무게를 견뎌내지 못하고 조기 강판 수모를 겪었다.
장원삼은 1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3이닝 동안 10피안타 1볼넷 5실점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초반부터 장원삼이 난타를 당한 롯데는 개막 5연승 뒤 시즌 첫 패배를 기록했다. 지난해 LG 트윈스에서 방출된 뒤 입단 테스트를 거쳐 롯데 유니폼을 입은 장원삼은 외국인 투수 아드리안 샘슨이 2주 자가격리 기간을 가지게 되면서 임시 선발로 기회를 얻었다.
LG 시절이던 지난해 5월 14일 사직 롯데전 이후 364일 만에 선발 등판의 기회를 잡았지만 반전은 없었다.
1회 초 호세 페르난데스, 오재일, 김재환에게 3연속 안타를 맞고 첫 실점 한 장원삼은 2회 집중타를 내주며 타자 일순을 허용했다.
세월이 흐름이 여실히 느껴지는 등판이다. 직구는 밋밋했고, 변화구 역시 예리함이 떨어지면서 두산 강타선은 그야말로 장원삼의 공을 마음껏 받쳐놓고 때렸다. 집중타를 허용한 2회에는 마운드에 서 있는 것조차 힘겨워 보였다.
첫 선발 등판서 쓴 맛을 본 장원삼에게 다시 기회가 돌아올지는 장담할 수 없다. 불펜으로 전환한다 해도 이정도 구위라면 통할지는 미지수다.
LG의 또 다른 베테랑 투수 송은범 역시 첫 선발 등판 경기서 난타를 당했다.
송은범은 지난 6일 두산과의 홈경기서 2.1이닝 9피안타 1볼넷 5실점을 내주고 패전을 기록했다.
2명의 외국인 투수 타일러 윌슨과 케이시 켈리의 준비가 덜 돼 2선발 중책을 맡았지만 역시 두산 강타선의 힘을 감당하지 못하고 조기 강판됐다. 결국 송은범은 선발로 한 경기만 치르고 불펜으로 이동한다.
30대 후반에 접어든 장원삼과 송은범의 공통점은 구위가 눈에 띄게 하락했다는 점에 있다. 직구 최고 스피드가 140km를 넘기기도 쉽지 않다. 직구가 위력을 잃으면서 변화구의 장점도 사라지고 있다. 웬만한 공들은 타자들의 눈에 쉽게 들어오면서 던지는 족족 커트 당하거나 안타로 연결되고 있다.
세월의 무게를 제대로 느끼고 있는 장원삼과 송은범이 이대로 주저앉을지, 다시 반등에 나설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