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빚 투자' 이달 1.4조 껑충…단타 맛들린 개미 왜?


입력 2020.04.22 05:00 수정 2020.04.21 22:05        이미경 기자 (esit917@dailian.co.kr)

4월 신용융자잔액 6.7조→8.1조로 급증, 삼성전자 신용융자 몰려

인버스·원유선물 등 단타성 선물ETF 대량 순매수로 리스크 커져

신용융자잔액 규모는 지난 3월 24일 이후 급증했다. 현재 8조107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투자협회ⓒ금융투자협회

# 회사원 이모(40)씨는 직장동료들의 주식투자 성공기(?)를 듣고 솔깃해져 몇차례에 걸친 분할 매수를 통해 주식을 사들였다. 나름 저점이라고 판단해 1차로 매수했던 삼성전자가 수익을 내면서 이씨의 투자도 점점 더 과감해졌다. 처음에 산 주식에서 이익을 보자 2차, 3차로 갈수록 변동성이 큰 종목들로 옮겨가기 시작했다. 한때 1400대까지 추락했던 증시가 반등세를 이어가자 마음이 조급해진 이씨는 신용을 빌려 주식을 산 후 증시가 더 올랐을때 빚도 갚고 이익도 볼 작정이었다. 하지만 다시 코스피가 1900이 무너지면서 이씨의 계획은 틀어지게 됐다.


주식시장이 다시 주춤하면서 반등을 기대한 개미들이 돈을 빌려 주식에 투자하는 빚 투자가 이달들어 1조4000억원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융자잔액 규모는 8조1070억원으로 집계됐다. 신용융자는 이달 들어 1조4182억원이나 증가했다. 최근 증시가 반짝 반등장을 보이면서 빚을 내 주식투자에 나서는 개인투자가들이 급격하게 증가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문제는 개미들이 지난 한달간 순매수 상위 종목에 올린 종목들 중에는 상당수가 단타매매에 적합한 변동성 큰 종목들이 대거 포진돼있다.


지난 한달(3월 20일~4월 20일)간 개인투자자들은 5조6778억원을 순매수했는데 이 기간동안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KODEX 200 선물 인버스 2X 상장지수펀드(ETF)'로 총 1조8821억원 규모를 사들였다. 'KODEX WTI원유선물(H)'에서도 1조547억원어치를 순매수했는데 최근 국제유가 폭락으로 이 상품 역시 변동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셀트리온헬스케어,'KODEX 인버스','KODEX 코스닥150선물' 등도 개인투자자의 순매수 상위 종목에 올라있다.


특히 4월 들어서 개인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KODEX 200 선물 인버스 2X, KODEX WTI원유선물로 이 기간동안 9056억원, 7867억원에 이른다. 셀트리온헬스케어도 이달 개인이 4036억원 규모로 집중 매수했다.


개인들은 단기매매에서 주로 많이하는 선물ETF나 주가 변동성이 큰 바이오 업종들을 주로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원유선물 ETF 투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37.63달러에 거래를 마감하는 등 사상 최대의 낙폭을 기록하는 등 원유선물 투자자의 손실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변동성이 커진 시장에 대한 전문가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백영찬 KB증권 연구원은 "WTI의 마이너스 가격이 원유시장에 큰 이슈가 될 수 있지만 원유 수급밸런스만 보면 올해 2분기가 가장 최악이라는 것을 확인시켜준 것"이라며 "당분간 WTI 가격은 원유재고 소식에 약세를 지속하며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보여 투자에 유의해야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는 우량주들도 신용을 빌려 매수하는 등 단타 성향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신용융자 상위 종목들을 살펴보면 삼성전자의 신용잔고 금액 규모는 2819억원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개미들이 대규모 빚을 내 삼성전자를 사들였을 것이라고 추측되는 대목이다. 이어 셀트리온(2648억원), SK하이닉스((1239억원), 삼성바이오로직스(1028억원) 순으로 상위에 올라있다. 이 가운데 개인들은 'KODEX 200 선물 인버스 2X' 다음으로 삼성전자를 가장 많이 사들였는데 이 기간동안 1조791억원어치 규모를 순매수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개미들이 많이 사들인 KODEX 인버스','KODEX 코스닥150선물' 등도 신용거래가 한달간 폭증했는데 상당히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개미들이 점점 투기성 높은 단타매매에 대한 자금유입이 커지면서 변동성 확대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경 기자 (esit917@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이미경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