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상장사 실적, 전년대비 큰 폭 감소…2분기도 부진
코로나19 여파 직격탄, 상장사 신용등급 줄갈등 이어져
올해 1분기 어닝시즌을 앞두고 국내 상장사들의 신용등급이 무더기로 하향조정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유가 하락 등 국내외 영업환경 불확실성으로 인해 1분기 실적이 다소 부진할 것으로 전망되서다. 부진한 실적은 곧 기업 신용도 하락으로 이어지고 자금조달 비용이 늘어나면서 경제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할수 있기 때문에 신용등급 강등으로 인한 후폭풍은 작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1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상장사들 239곳의 연결 영업이익 전망치는 26조1524억원으로 전년(32조9136억원) 동기 대비 20.5%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상장사의 순이익 전망치는 더욱 참담하다. 올해 상장사의 1분기 연결 순이익 전망치는 12조7686억원으로 전년(25조1132억원) 동기 대비 49.2%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1분기 실적부진은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상장사들의 수출 부진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13일 관세청은 이달 1~10일 수출액이 122억14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8.6%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달부터 사실상 코로나19로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분기에 대한 상장사의 영업 실적 전망치도 좋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상장사의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전년동기대비 6.4% 하락한 30조81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 상장사들의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다시 투자심리가 불안정해지고 있다"며 "기업실적 감익과 수출둔화가 불가피하지만 올 하반기 회복 강도가 관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1,2분기의 불안한 실적은 기업들의 신용강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질 수 밖에 없다.
국내 신용평가 회사들은 기업 결산일로부터 6개월 이내 정기평가를 진행하는데 지난해와 올해 1분기 실적, 회사의 향후 개선여부에 따라서 기업들의 신용등급을 매긴다. 통상 올해 1분기 실적이 악화되면 기업들의 신용등급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업의 신용등급이 강등되면 발행금리가 높아지면서 자금조달이 어려워질 수 있다. 이는 기업의 자금난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커진다.
한국신용평가는 유동성 리크스가 고조되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항공운임채권 자산유동화증권(ABS) 신용등급을 한단계 강등했다. 대한항공의 ABS 신용등급은 'A'에서 'A-'로, 아시아나항공은 'BBB+'에서 'BBB'로 각각 한 단계씩 하향 조정됐다. 항공운임채권 ABS는 항공권 판매로 미래에 발생할 매출을 담보로 하는 채권으로, 항공사들의 주요 자금 조달 수단 중 하나다.
이외에 국내 신평사들은 앞서 신용도 하락 위험이 있다고 경고한 기업 31개사를 포함해 SK에너지, 에쓰오일, 메가박스중앙, 롯데컬처웍스, 풍산, 대성엘텍, 넥스틸 등 7곳의 신용등급을 기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했다.
증권사들도 자금경색 우려로 신용등급 하향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이는 증권사의 주요 수익원으로 급부상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인한 자금경색이 발생하면서 유동성 리스크로 번질 수 있다는 분석을 제기하면서 국내 주요 증권사 6곳의 신용등급을 내리는 방안을 발표했다.
김영훈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긴급한 유동성은 해소됐지만 여전히 투자심리는 회복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증권사 조달구조의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며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출범 이후 투자자산의 평균 잔존만기는 늘고 있으나 차입부채를 대부분 단기성 자금으로 조달하고 있다는 점은 개선요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