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 행원 비중 절반 밑돌아…4대銀 가운데 유일
책임자급 비율은 1/4도 안 돼…신규 채용 확대
신한은행의 여성 임직원 비중이 국내 4대 시중은행들 가운데 유일하게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높은 직급으로 올라갈수록 여성들의 영역이 좁아지는 경향이 다른 은행들에 비해 유독 강하다는 분석이다. 이에 신한은행은 최근 어떤 은행보다 적극적으로 여직원 채용에 나서며 남달리 두꺼운 유리천장을 깨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신한·KB국민·우리·하나은행 등 4개 은행에서 근무하는 총 임직원(5만7038명) 중 여성은 52.7%(3만65명), 남성은 47.3%(2만6973명)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은행별로 보면 신한은행의 여성 임직원 비율이 홀로 50%에 미치지 못했다. 신한은행의 전체 임직원(1만3661명)에서 여성의 비중은 46.1%(6299명) 수준이었다. 국민은행은 임직원 1만6803명 가운데 50.5%(1만6803명)가, 우리은행은 1만4218명 중 54.9%(1만4218명)가 여성이었다. 하나은행의 임직원(1만2356명) 대비 여성 비중이 60.5%(7477명)로 제일 높았다.
이처럼 은행은 다른 금융권에 비해 여성 직원 고용이 많은 직종으로 꼽힌다. 과거부터 현장 점포를 중심으로 여성 직원을 많이 채용해 온 까닭이다. 하지만 위로 올라갈수록 그 비중은 급격히 줄어드는 실정이다. 경영권의 중심부로 갈수록 남성을 선호하는 전통적 경향이 여전한 탓이다.
실제로 관리자급 행원들만 놓고 보면 여성의 비중은 3분의 1 수준으로 뚝 떨어진다. 일반 직원들 중 절반 이상이 여성인 것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실제로 조사 대상 은행들의 책임자급 행원 2만7967명 가운데 여성은 34.7%(9698명)에 그쳤다.
그 중에서도 신한은행은 책임자급 직원(7201명) 중 여성의 비율이 24.7%(1779명)으로 가장 낮았다. 국민은행은 책임자급 행원 9276명 가운데 33.7%(3125명)가, 우리은행은 7398명 중 37.4%(7398명)가 여성이었다. 하나은행의 책임자급 직원(4092명) 대비 여성 비중이 49.5%(2027명)로 최고였다.
임원으로까지 올라가면 이 같은 흐름은 더욱 짙어진다. 4대 은행 임원 159명 가운데 여성은 7.5%(12명)에 불과했다. 이 역시 신한은행의 여성 비율이 최저였다. 신한은행 내 임원 33명 중 여성은 6.1%(2명)뿐이었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각각 31명의 임원 가운데 6.5%(2명)가, 국민은행은 64명 중 9.4%(6명)가 여성이었다.
이런 인력 구조는 은행들에게 지속적인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정부가 민간을 대상으로 꾸준히 여성의 역할 확대를 주문하고 있어서다. 이에 은행들도 신규 채용 인원의 상당수를 여성에 배정하고 있다. 4대 은행들은 지난해 총 1805명을 신규 채용했는데, 이 가운데 51.6%(931명)를 여성으로 채웠다.
누구보다 여성 구성원 비중이 낮은 신한은행에서 이 같은 흐름이 뚜렷하게 감지됐다. 신한은행이 지난해 신규 채용한 497명 중 여성은 55.5%(276명)에 달했다. 4대 은행들 가운데 가장 높은 비율이다. 하나은행은 신규 채용 행원 378명 가운데 52.1%(197명)가, 우리은행은 536명 중 51.5%(276명)가, 여성이었다. 국민은행의 신규 채용 직원(394명) 대비 여성 비중은 46.2%(182명)를 기록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의 경우 다른 업권보다 여성 직원이 많은 편이지만 의사결정의 상층부로 갈수록 남성 중심의 기조가 강한 것이 사실"이라며 "다만, 유리천장 관행에 대한 사회적 비판이 커지면서 정량적은 물론 정성적 측면에서도 여성들의 역할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