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종환 발언 '망발' 규정…지지층 결집 시도
"북한 입장 대변…알면서도 일부러 그러는지"
정우택 "도종환, 北 인민무력부 대변인이 맞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4개 의석 전부가 극도의 혼전 양상을 보이는 충청북도의 수부 도시 청주를 찾아, 네 석 모두를 통합당에 달라고 호소했다. 김종인 위원장은 특히 청주흥덕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북한보다 우리가 미사일을 더 많이 쏜다'는 막말 파동과 '조국 사태' 등을 거론하며 지지층 결집을 시도했다.
김종인 위원장은 13일 오후 청주 성안길 롯데시네마 앞에서 열린 청주권 후보자 합동 유세에 지원 사격을 하러 청주를 찾았다. 이 자리에는 정우택(청주흥덕)·김수민(청주청원)·윤갑근(청주상당)·최현호(청주서원) 후보와 함께 지지자와 시민 1000여 명이 몰려 대성황을 이뤘다.
이날 유세에서 김 위원장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우리 안보에 어떤 영향인지 모르는지 알면서도 일부러 그러는지 '북한보다 우리가 미사일을 더 많이 발사한다'는 망발을 하는 사람이 있더라"며 "대한민국 안보를 걱정하는 사람인지 북한 입장을 대변하는 사람인지 헷갈린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장관을 지내고 국회의원을 하고 있는 사람이 북한이 미사일을 쏴서 우리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말에 뚱딴지 같이 '우리 대한민국이 미사일을 더 많이 발사한다'는 망발을 했다"며 "용납할 수 있느냐"라고 규탄했다. 이에 유세장에 모인 1000여 명의 청중들 사이에서는 "안 된다"는 외침이 터져나왔다.
문제의 발언이 나온 토론회의 상대방이었던 정우택 통합당 청주흥덕 후보는 "16년만에 민주당 세력을 타파하려고 흥덕으로 갔는데, 얼마 전 토론회에서 이 사람이 대한민국 국회의원이라는 것에 깜짝 놀랐다"며 "북한 인민무력부 대변인을 하면 딱 맞을 사람이 토론회에 나욌더라"고 혀를 내둘렀다.
정 후보는 "한미연합군사훈련 때문이라며, 청주공항에 들어온 F-35 때문에 미사일을 쏘고 있다며 대변해주는 사람이 내 상대방이더라"라며 "이런 사람이 문재인정권에서 장관을 하고 현직 국회의원이라는 게 말도 안되지 않느냐. 북한을 대변하는 국회의원을 이번에 퇴장시켜달라"고 당부했다.
윤갑근 통합당 청주상당 후보도 "흥덕구 TV토론을 보니 '우리가 북한보다 미사일을 더 많이 쏜다'는 자가 재선 의원에 장관을 했더라. 이게 나라냐"라며 "북한에서 쏜 미사일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를 하지 않는다. 종북좌파의 실상을 드러낸 게 아니고 뭐냐"라고 질타했다.
이날 유세 현장에서는 '조국 사태'도 화두에 올랐다. 김종인 위원장과 청주권 후보자들은 '조국 사태'와 그 이후 추미애 법무장관에 의해 자행된 검찰 인사 참사 등을 가리켜 '민주주의 붕괴' '무치(無恥) 정권' '법치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격렬하게 성토했다.
김종인 "조국의 죄를 다스리려 하니 수사팀 해체
이 정부, 민주주의 자체를 붕괴시키는 국가운영"
윤갑근 "대통령, 범죄혐의자에 '가슴 아프다'니"
김종인 위원장은 "조국이라는 사람은 장관 돼선 안될 사람이라고 모두가 이야기하는데 장관을 만들었다가, 수십만 시민들이 광화문 광장에서 아우성을 치니까 시민의 목소리가 두려워 사표를 받았다"며 "검찰이 조국이라는 사람과 가족에 대해 그동안 저지른 죄를 다스리겠다고 하니, 자기가 그렇게 찬양하며 임명했던 검찰총장을 불신해 수사팀을 해체한 게 이 정부"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래서야 이 나라의 법과 정의가 지켜지며 공정이 유지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라며 "지금 이 나라의 운영은 우리가 애써서 지금까지 닦아놓은 민주주의 자체를 붕괴시키는 정부"라고 비판했다.
나아가 "이번 4·15 총선은 이러한 잘못된 정부의 모든 점을 심판하는 선거가 돼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여러분도 똑같은 생각인가"라며 "아무쪼록 이곳 청주에서 입후보한 네 분의 후보자를 모두 압도적으로 당선시켜, 통합당이 국회 과반 의석을 차지할 수 있도록 청주 유권자들이 절대적인 지지를 해달라"고 호소했다.
정우택 통합당 청주흥덕 후보는 "'조국 사태'가 보여주듯이 위선과 거짓으로 나쁜 짓을 해놓고도 국민 앞에서 뻔뻔스럽게 행동하는 이 정권은 무치(無恥) 정권"이라며 "이번에 반드시 '민주당은 빼고' 투표해주기를 부탁드리는데, 그렇게 해주시겠느냐"라고 물었다.
문재인정권의 독단적 검찰 인사의 희생양으로 평가받는 윤갑근 통합당 청주상당 후보도 "문재인정권이 출범할 때 '이게 나라냐'며 출발했다. 지금은 나라가 나라가 됐느냐"라며 "대통령은 한 마디 사과도 없이 오히려 수십 가지 범죄혐의로 기소된 범죄혐의자에 '가슴이 아프다'고 한다. 이게 법치국가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이냐"라고 성토했다.
이날 유세 장소에 모인 통합당 청주권 후보자 선거운동원들은 "민주당은 호남 유치, 통합당은 청주 유치" "호남 유치 웬말이냐, 최적지는 오창이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연설을 경청하는 시민들에게 충북 청주 오창이 유치를 추진 중인 차세대 방사광가속기에 대해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광주·전남에 구축하겠다고 한 발언을 상기시키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김종인 위원장은 이날 청주권 합동 유세 참가 직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통합당이 총선에서 지역구 80석 안팎을 획득하는데 그쳐 전체적으로 개헌 저지선 확보가 어려울 것이라는 내부 검토 자료가 데일리안에 단독 보도된 것과 관련해 "엄살 떠느라고 그런 것일 것"이라며 "그런 이야기는 다 부질없는 이야기다. 결과를 놓고 이야기해야지, 아무 소용 없다"라고 반응했다.
후보자 방송 토론에서 '○○○'이라는 저속한 단어를 공공연히 입에 올려 중도 표심을 달아나게 만들고 지금과 같은 어려운 국면을 초래한 것으로 평가받는 차명진 전 경기 부천병 후보 제명 결정에 대해서는 "처음에 (바로 제명해야 한다고) 이야기한 뒤에 이야기한 적 없다"라며 "한 번 이야기하면 그것으로 끝이지, 더 이야기할 게 없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