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곳 중 7곳이 배당 늘려…지난 1년 주가 큰 폭 상승
현대차증권 배당총액 전년비 63%↑, 대신증권 51%↑
지난해 사상최대 실적을 기록한 증권사들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배당확대에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증권주는 라임사태와 지난달부터 급격하게 확산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주가 부진이 지속됐는데 이번 배당 이슈가 증권사의 주가 상승동력으로 작용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재까지 현금배당액을 발표한 증권사 10곳 가운데 7곳이 배당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주당 배당금으로 전년도(1400원)보다 300원 오른 1700원을 책정했으며, 총 배당금은 1518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1.43% 상승했다고 밝혔다. 배당성향(당기순이익 대비 배당금 비율)은 39%로 전년(37.42%) 대비 소폭 올랐다. 지난 1년간(2018년 말부터 2019년 말) 동안 주가 수익률은 22.54%를 기록했다.
미래에셋대우도 주당 배당금을 260원으로 2018년(220원) 보다 소폭 올렸다. 현금배당 총액은 1821억원으로 전년대비 18.33%가 증가했다. 배당성향은 27%로 결정됐다. 이 기간동안 미래에셋 주가는 15.62%가 올랐다.
증권사들 가운데 전년대비 배당률이 가장 높은 현대차증권은 주당 배당금을 450원에서 600원으로 올리고, 지난해 현금배당 총액으로는 215억원을 책정했는데 이는 전년대비 63.15%가 증가한 규모다. 지난해 결산기준 배당성향은 30%에 이르며 전년 기준(26%) 보다 웃도는 규모로 결정됐다. 이 기간동안 현대차증권 주가 등락률은 16.45%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대신증권 배당금 총액은 690억원으로 전년대비 51.61%가 증가했다. 배당성향은 73.4%에 이르는데 전년(32.33%) 대비 두배 이상 높아졌다. 이 기간동안 주가 등락률은 5.29%를 기록했다. 특히 대신증권은 지난 22년 연속으로 배당을 지속했다. 주당 배당금도 직전 회계연도보다 61.3%가 늘어난 1000원으로 책정했다.
한양증권도 현금배당액을 전년대비 39.71% 증가한 46억원으로 책정했고, 교보증권도 전년대비 14.29% 올린 139억원으로 결정됐다. 하이투자증권은 5년만에 현금배당에 나서며 관심을 끌었다.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배당성향은 34.5%에 이른다.
김현기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로 매매실적은 부진하지만 자본 활용 비즈니스 중심의 성장이 지속될 것"이라며 "지속가능한 수익위주의 성장이 지속되면서 최근 부동산PF 규제와 코로나19로 인한 주가 하락은 오히려 기회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사들은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있다.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은 지난 3~4일 이틀에 걸쳐 자사주 5000주를 장내 매수했다. SK증권은 지난 5일부터 오는 6월 3일까지 보통주 1420만주를 장내매수하며 취득예정금액은 76억8220만원에 이를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양홍석 대신증권 사장도 지난달 1만5000주를 장내 매수했다. 메리츠종금증권도 8명의 주요 임원들이 자사주를 매입하기도 했다.
배당을 늘리는 증권사들이 속속 늘어나면서 향후 주가 상승동력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배당을 늘린 증권사들의 주가 수익률이 비교적 좋았던 만큼 증권사들의 배당성향은 점점 더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또한 발행어음과 기업금융 증가, 향후 자본 확대로 인한 자본활용 사업 중심의 성장이 지속되면서 증권업 성장세는 더욱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다만 우려되는 것은 증권사들의 실적이 통상적으로 상고하저 패턴으로 상반기 영업이 집중되는데 이번 코로나19 이슈로 1분기는 다소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거래대금이 크게 늘며 시장이 액티브한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상당히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