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전 대패 무거운 분위기 속 8일 영국전
상대 집중 견제 예상, 동료들 도움 절실
12년 만에 올림픽 본선 진출을 노리는 한국 여자농구가 강호 스페인에 대패를 당하며 불안한 출발을 알렸다.
국제농구연맹(FIBA) 세계 랭킹 19위 한국은 6일 오후(한국시각)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농구 최종예선 B조 1차전에서 스페인(FIBA 랭킹 3위)에 46-83으로 크게 졌다.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었던 패배다.
이번 대회는 한국과 스페인, 중국(8위), 영국(18위) 등 4개 나라가 출전해 풀리그를 벌여 상위 3개국이 도쿄올림픽 본선 티켓을 가져간다. 한국의 현실적인 목표는 영국을 제압하고 올림픽에 나서는 것이다.
하지만 영국도 이번 대회 만만치 않은 전력을 과시하고 있다. 1차전서 중국에 76-86으로 패했지만 오히려 1쿼터는 26-21로 앞섰다. 홈이나 다름 없는 유럽에서 경기가 열린다는 점도 한국에는 또 다른 부담이다.
한국은 8일 오후 10시 30분 영국과 물러설 수 없는 일전을 펼친다.
하지만 스페인전에서 드러난 문제점의 개선 없이도 영국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바로 박지수 의존도 줄이기다.
국보급 센터 박지수는 강호 스페인을 상대로 1쿼터에만 팀 득점의 절반인 8점을 책임지며 분전했다. 그러자 스페인의 집중견제가 쏠렸다.
스페인은 아예 박지수가 공을 못 잡게 강한 수비를 펼쳤고, 결국 2~4쿼터에 2실점만 내주며 봉쇄에 성공했다.
문제는 다른 동료 선수들의 움직임이다. 이날 다른 동료들은 박지수만 바라봤다. 그가 공을 잡아도 많은 움직임을 가져가지 못했다. 결국 박지수의 무리한 공격이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박지수를 도와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김한별과 배혜윤은 일찌감치 파울트러블에 걸리며 한국은 의도한대로 경기를 풀어내지 못했다.
영국 역시 박지수 집중봉쇄에 나설 것이 자명한 가운데 이를 도와줄 동료들의 지원이 절실하다.
그나마 박혜진이 17점으로 최다 득점을 올리며 분전한 것은 위안이다. 한국은 스페인을 상대로 부상 중인 김정은을 제외한 11명이 모두 뛰며 경기 감각과 체력을 동시에 잡았다.
사활을 걸어야 하는 영국전에는 교체 폭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박지수를 제외한 주전급 자원들의 분전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