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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데일리안 결산] 정비사업 업계 가뭄 속 건설사들 고군분투...현대건설 1위 탈환


입력 2019.12.27 06:00 수정 2019.12.27 05:56        권이상 기자

현대건설 10곳 시공권 확보하며 2조8322억원 수주고 올려, 2위는 포스코건설

중견사들 입지 더욱 좁아져, 조합들 시공사 교체 카드 손에 흔들며 부담 가중

현대건설 10곳 시공권 확보하며 2조8322억원 수주고 올려, 2위는 포스코건설
중견사들 입지 더욱 좁아져, 조합들 시공사 교체 카드 손에 흔들며 부담 가중


올해 정비시장은 대형사와 중견사 간의 수주 양극화 현상이 더욱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송파구 가락동에 위치한 송파 헬리오시티 전경.(자료사진) ⓒ권이상 기자


2019년 도시정비사업 시장은 가뭄의 연속인 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재개발·재건축 시장에 대한 정부의 융단폭격식 규제가 이어지며 ‘정비사업 물량 품귀현상’이 더욱 짙어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런 흐름을 이용한 정비사업 조합들은 시공사 교체 카드를 손에 쥐고 흔들어 업계의 불안감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특히 지난 8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까지 더해지면서 정비사업 업계는 말 그대로 가시밭길을 걷고 있다.

이 때문에 올해 전반적인 수주형태도 바뀌었다. 서울·수도권에서 일감을 찾지 못하는 메이저 건설사들은 지방으로 수주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대형사들의 독식 구조가 형성됐다며 브랜드 파워가 약한 중견사들 어느때보다 물량 확보가 어려워졌다고 평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발주된 정비사업지 중 3분의 2에 해당하는 수주 금액을 시공능력평가 상위 12위 이내의 건설사들이 쓸어담았다고 분석한다.

24일 도시정비 업계에 따르면 올해 정비시장은 대형사와 중견사 간의 수주 양극화 현상이 더욱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2019년 전체 수주규모(시공사 선정 총회 결과, 리모델링 포함)는 24일 기준 총 103곳의 사업지에서 시공사를 선정해 17조6582억원 규모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23조1303억원 대비 약 24%(5조4721억원) 줄어든 것이다.

특히 정비사업 물량 풍년으로 평가 받은 지난 2017년 28조5000여억원에 비해 약 39%가 줄어든 셈이다.

건설사별 수주실적을 보면 올해 수주 1위는 현대건설이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은 올 한해 도시정비사업 수주액 2조8322억원을 기록하며 국내 건설업체 중 최고액을 달성했다.

이 회사는 1년동안 전국에 걸쳐 총 10건의 시공권을 확보하며, 막판까지 1위 싸움을 벌인 포스코건설을 앞질렀다.

올해 현대건설은 서울 2건(대치동 구마을3 재개발·등촌1구역 재건축), 수도권 4건(과천 주암장군마을 재개발·인천 화수화평 재개발 등), 지방 4건(청주 사직3구역 재개발·대구 신암9구역 재개발 등)의 사업을 수주했다.

2위는 2조7377억원의 수주고를 올린 포스코건설로 집계됐다. 이 회사는 현대건설과 함께 유일하게 올해 ‘2조 클럽’에 진입해 눈길을 끌었다.

포스코건설은 전국 11개 사업지의 시공사로 선정됐는데, 사업지수로 따지면 현대건설보다 1곳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포스코건설은 올해 1월 대구 중리지구 재건축(3168억원) 수주를 시작으로 ▲4월 제주 이도주공1단지 재건축(2300억원) ▲4월 부산 부곡2구역 재개발(1405억원) ▲4월 강원 소양촉진2구역 재건축(1950억원) ▲4월 서울 잠원훼미리 리모델링(1114억원) ▲10월 서울 성수장미 재건축(841억원) ▲11월 광주 풍향구역 재개발(8477억원) ▲11월 문정시영아파트 리모델링(2600억원) ▲11월 신반포18차 337동 재건축사업(530억원) ▲12월 경기도 용인 수주 초입마을 리모델링(4000억원) ▲대구 대명6동44구역 재건축(993억원)의 시공권을 확보했다.

이어 3위는 GS건설로 올해 5곳의 시공권을 따내며 1조6890억원의 수주고를 올렸다. GS건설은 ▲2월 서울 봉천4-1-3구역 재개발(2065억원) ▲3월 대전 대사동1구역 재개발(2276억원) ▲4월 부산 부곡2구역 재개발(2749억원) ▲12월 대전 장대B구역 재개발(7300억원) ▲12월 대구 중동희망지구 재건축(2500억원) 등을 수주했다.

이와 함께 4위는 롯데건설로 올해 6건 1조1236억원의 실적으로 ‘1조 클럽’에 간신히 이름을 올렸다. 5위는 대림산업으로 5건의 시공권을 확보해 9299억원의 실적으로 올 한해를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업계 1위 자리를 차지했던 HDC현대산업개발은 올해 6위로 밀려 눈길을 끌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5곳의 사업지에서 8371억원의 수주고를 올렸다.

이와 함께 중견 건설사 가운데 올해 최고 수주액을 달성한 곳은 코오롱글로벌로 나타났다. 이 회사는 올해 6건, 6806억원에 달하는 수주실적을 달성했다.

이 밖에 한진중공업(3951억원), 동부건설(3584억원), 호반건설(3364억원) 등 중견사들도 올해 선전했다.

한 대형 건설사 도시정비팀 영업팀장은 “내년 건설사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로 정비사업 수주가 꼽힐 정도로 업계의 불황이 예고되고 있다”며 “중첩된 정부 규제로, 신규 사업지가 줄어들며 나타나는 고질적인 물량난과 함께 조합들의 무리한 사업조건 변경 등이 가장 큰 걸림돌로 꼽힌다”고 전했다.

실제 이미 재개발·재건축 등은 사업진행이 어려울 정도로 규제 태풍이 불고 있다. 이미 재건건축 초과이익환수제를 비롯해 안전진단기준 강화, 임대주택 의무비율 상향, 환경영향평가 강화 등 정비사업에 대한 정부의 규제가 쉴 새 없이 쏟아진 상태다.

게다가 최근에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까지 더해져 사업 초기 조합들의 사업 의지가 현저하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이미 업계에서는 이에 대한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사업의 주체인 조합들 일부는 실력과시로 시공사 교체를 진행하는 상황까지 치닫고 있다.

게다가 물량가뭄으로 시공사 선정이 과열되자 정부 또한 정비사업에 대한 감시와 함께 위법소지가있는 사업장에 대한 재입찰 권고 등으로 조합과 건설사들에게 압박을 가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도시정비 업계는 물량가뭄을 이겨내고자 무리하게 입찰조건을 제시하며 출혈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며 “이와 같은 추세가 내년에도 이어져 정비사업 업계의 한파는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권이상 기자 (kwonsg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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