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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높이 낮춘 취업 확산…일자리 사다리 '삐걱'


입력 2019.12.23 06:00 수정 2019.12.23 05:52        부광우 기자

2000년대 이후 대졸자 하향취업 확대

1년 내 적정취업 전환 비율 4.6% 그쳐

2000년대 이후 대졸자 하향취업 확대
1년 내 적정취업 전환 비율 4.6% 그쳐


5월 2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19 제1차 KB굿잡 우수기업 취업 박람회'에 구직자들이 채용 공고 게시판을 보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자신이 가진 학력보다 눈높이를 낮춰 일자리를 얻는 흐름이 점점 짙어져 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이 같은 하향취업자들 가운데 1년 내 본인의 학력 수준에 맞는 직장을 찾는 이들은 20명 중 1명도 안 되는 것으로 조사되면서 이른바 일자리 사다리에 균열이 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한국은행 조사국의 오삼일 과장과 강달현 조사역이 발간한 '하향취업의 현황과 특징' 보고서를 보면, 대학 졸업자의 하향취업률은 2000년대 들어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하향취업은 취업자의 학력이 일자리가 요구하는 학력보다 높은 경우를 일컫는 표현이다. 보고서는 통계청의 한국표준직업분류와 실제 직업별 평균 학력을 참고해 대졸 취업자가 관리자나 전문가 및 사무 종사자인 경우 적정취업으로, 그 외의 직업을 가진 경우 하향취업으로 분류했다.

보고서는 대졸자의 하향취업률 증가 추세에 대해 고학력 일자리 수요가 대졸자 공급을 따라가지 못하는 노동시장의 구조적인 수급 불균형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했다. 이런 일자리와 학력 미스매치는 장기적으로 학력과잉에 따른 인적자본 활용의 비효율성과 관련돼 있으며, 단기적으로는 실업률과 고용률 등 전통적인 고용지표가 포착하지 못하는 일자리의 질에 관한 정보를 제공한다.

경기순환 측면에서는 실업률이 상승하며 노동시장 유휴인력이 증가할 때 하향취업을 선택하는 경향이 높아지는 것으로 해석됐다.

또 하향취업자 중 1년 후에 적정취업으로 전환되는 비율은 4.6%에 그치며. 일자리 사다리가 원활히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평가다. 더불어 하향취업할 경우 적정취업보다 임금이 36%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고, 하향취업 시 대졸자의 임금 프리미엄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추정됐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일자리 사다리가 원활하게 작동하지 않을 뿐 아니라 임금 격차도 큰 노동시장 이중구조는 청년층이 노동시장에 진입할 때 보다 신중한 태도를 취하도록 만드는 유인"이라고 전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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