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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본청 에워싼 시민들…문희상, 본회의 개의 포기


입력 2019.12.16 15:50 수정 2019.12.16 16:20        정도원 송오미 기자

시민들 대거 국회경내로 들어와 본청 둘러싸

경찰, "본회의 개의 포기" 알리며 해산 종용

시민들 대거 국회경내로 들어와 본청 둘러싸
경찰, "본회의 개의 포기" 알리며 해산 종용


16일 오전 국회 본청 계단 앞에서 자유한국당이 주최한 '공수처법 선거법 날치기 저지 규탄대회' 에 참석하는 자유한국당 지지자들이 본청 계단앞으로 모여들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선거제 개악과 공수처 악법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국회의사당 경내로 진입해 국회본청을 에워싼 가운데, 패스트트랙 법안의 상정을 강행하려는 뜻을 내비쳤던 문희상 국회의장이 본회의 개의를 포기했다.

자유한국당은 16일 오전 국회본청 계단 앞에서 '선거제·공수처 날치기 저지 규탄대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황교안 대표와 심재철 원내대표, 조경태 수석최고위원 등 지도부와 이주영 국회부의장, 나경원·유기준·정우택·정진석·주호영 중진의원 등이 참석했다.

한국당의 규탄대회를 앞두고 국회사무처는 국회의사당 경내로의 진출입 통제를 시도했으나, 한국당의 반발로 시민들의 출입을 허용했다. 이에 많은 시민들이 일시에 국회 경내로 진입해 한국당 규탄대회에 합류했다.

황교안 대표는 이날 규탄사에서 "자기 말 안 듣는 사람은 모조리 잡아넣고, 자기편 하나하나는 다 지키고 보호하겠다는 것, 도둑놈도 보호하고 조국도 보호하겠다는 것, 이게 민주국가냐"며 "우리나라가 북한처럼 제대로 된 선거제도가 없는 나라가 돼도 되느냐"고 연설했다.

이어 "공수처가 들어오면 우리의 자유민주주의는 무너지고, 선거제가 붕괴되면 민주주의가 붕괴되는 것"이라며 "이것은 법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자유대한민국이 지켜지느냐 빼앗기느냐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국민을 대변한다는 국회에 들어올 때 자유롭게 왔느냐. 막히고 고생하지 않았느냐"며 "여러분이 들어온 것 자체가 이미 승리한 것이다. 자유가 이긴다"고 단언했다.

심재철 원내대표는 "여러분들 모두가 주인인 국민이다. 주인이 내는 세금으로 움직이는 국회에 들어오겠다는데 이 국회 문을 걸어잠근 것은 잘못된 행동"이라며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문희상 국회의장에게 강력 항의하겠다"고 밝혔다.

광장정치를 '촛불혁명' 치켜세웠던 문희상
"광장 대립 일상화되면 국회는 의미 잃는다"


16일 오전 국회 본청 계단 앞에서 자유한국당이 주최해 열린 '공수처법 선거법 날치기 저지 규탄대회' 에 참석한 자유한국당 지지자들이 국회 본청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안상수·송석준 의원도 규탄사에 나섰다. 규탄사가 이어지는 도중, 국회사무처가 다시금 국회 진출입 통제에 나서자 사회를 맡은 김성원 한국당 의원은 "국회가 다시 문을 걸어잠궜다"며 '우리가 주인이다''우리가 대한민국이다''문 열어라' 등의 구호를 선창해 시민들과 함께 외치기도 했다.

국회 경내로 진입한 시민들은 본회의장이 위치한 국회본청을 둘러싼 채 함성을 내지르거나 부부젤라를 불면서 압박했다. 이에 따라 국회 경내를 출입하는 문 여섯 개 중 네 개가 전면 봉쇄됐으며, 국회본청 주변에서도 난장판 양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날 오후까지 국회 경내로 진입한 시민들은 계속해서 함성을 내지르며 국회를 압박하고 있다. 경찰은 "즉각 해산"을 요구하며 경고방송을 하다가, 여의치 않자 "오늘 본회의는 열리지 않는다"는 것을 알리며 해산을 종용하고 있으나 시민들은 응하지 않고 있다.

문 의장은 이날 본회의 개의를 단념했다. 당초 문 의장은 이날 각 정당 간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선거제·공수처 등 패스트트랙에 태워진 법안 원안의 상정을 시사한 바 있었지만, 이같은 뜻을 일단 철회한 것이다.

이날 오후 한민수 국회대변인이 낭독한 입장문에서 문 의장은 "특정세력 지지자들이 국회를 유린하다시피 했다. 급기야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될 일이 벌어진 것"이라며 "모두가 거리로 나와 광장에서의 대립이 일상화 된다면, 대의민주주의 기관인 국회는 존재의 의미를 잃는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입장은 그 자체로는 옳은 말이지만, 그간 광장정치를 '촛불혁명'이라 치켜세우던 문 의장이 유독 이날 국회에 나타난 시민들을 향해서는 '특정세력 지지자'라 폄하하며 광장정치를 우려한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만희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민노총이 국회 담장을 무너뜨릴 때는 말 한마디 제대로 못하더니, 집회에 참석하려는 국민의 국회 출입을 막으려던 것도 모자라 유린 운운하는 것은 염치 없는 짓"이라며 "지금 국회를 유린하는 것은 권력에 굴복한 일방적인 날치기로 국회를 권력의 하수인으로 만들려는 문희상 국회의장"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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