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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시대 오면 부품업체 40% 사라진다…자동차 생산직 반토막"


입력 2019.05.31 17:23 수정 2019.05.31 17:25        조재학 기자

“전기차 보급 확대되지만 관련 업체 적자 면치 못해”

31일 서울 그랜드힐컨벤션서 에너지전환테크포럼 개최

“전기차 보급 확대되지만 관련 업체 적자 면치 못해”
31일 서울 그랜드힐컨벤션서 에너지전환테크포럼 개최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은 31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힐컨벤션에서 ‘제3회 에너지전환테크포럼’를 개최했다.(왼쪽부터 손영욱 자동차부품연구원 책임연구원, 김필수 대림대학교 교수, 이제형 현대자동차 남양연구소 책임연구원, 이상택 전자부품연구원 센터장, 기대환 세계전기차협의회 회장, 정도양 PNE시스템즈 대표, 최웅철 국민대 교수, 박형준 성균관대 교수)ⓒ데일리안 조재학 기자

전기차 시대가 오면 기존 내연기관차 부품업체 중 40%가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31일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이 서울 강남구 그랜드힐컨벤션에서 주최한 ‘제3회 에너지전환테크포럼’에서 손영욱 자동차부품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내연기관차의 부품은 약 2만여개, 하이브리드차는 2만2000여개지만, 전기차는 1만4000여개에 불과하다”며 “내연기관차의 엔진 관련 부품은 전체의 40%인 8000여개로, 전기차 시대가 도래하면 기존 부품업체 40%가 사라진다”고 내다봤다.

전기차 출현에 따른 불필요한 부품은 엔진, 점화장치, 클러치, 크랭크축, 연료분사장치, 연료탱크, 구동‧전도‧조종장치 등이 꼽힌다.

손 책임연구원은 “새로운 산업은 기존 내연기관차 기준으로 약 20% 늘어나게 되고, 전기차 분야의 새로운 가치사슬이 구축될 것”이라며 “자동차 기업이 IT기업에 종속되는 현상이 발생하는 등 이종산업 간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패러다임 전환 속도가 빠르다는 우려도 나왔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앞으로 30년간 내연기관차, 전기차, 하이브리드차, 수소차 등이 동시에 이용되는 과도기를 거쳐 친환경 자동차로 전환될 것으로 예측된다”며 “하지만 전기차 보급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 전환 타이밍이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또 “노동집약적인 수직하청 구조의 자동차 산업이 배터리 중심의 수평관계로 바뀌게 된다”며 “자동차 생산직이 반토막이 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전기차는 빠른 속도로 보급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전기차는 5만5756대가 보급됐다. 2018년 한 해에만 3만163대가 늘어나, 2017년까지 전기차 누적 보급대수보다 더 많이 증가했다.

시장조사 기관마다 전망치가 상이하지만, 해외 전기차 시장 전망도 밝다.

블럼버그에 따르면 2025년부터 전기차 신차 판매대수가 급증해 2030년 3000만대, 2040년 6600만대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도 전기차 보급대수가 2020년 500만대에서 2025년 1500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기차 보급은 확대되고 있지만 전기차 부품 업체는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전기차 부품 산업생태계를 유지하기 위한 정부 정책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정도양 PNE 시스템즈 대표는 “전 세계적으로 배터리 업체 중 흑자를 내는 기업이 거의 없다”며 “전기차 시장은 커지지만 수익을 내는 배터리 회사가 없다”고 토로했다.

또 “국내 충전기 업체도 지난해 적자를 냈다”며 “환경부가 최저가 입찰로 발주를 하고 있다. 업체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정책을 추진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형준 성균관대 교수는 “최근 규제 샌드박스로 ‘스마트 전기차 충전 콘센트’와 같이 일반 건물에 전기차 충전용 과금형 콘센트 설치가 가능해지는 등 인프라 구축에 중점을 두고 있지만, 전체적인 틀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최근 중국이 전기차 보조금이 폐지되면서 한국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면서 “한국의 경우 세금으로 중국의 배만 불려주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이에 대한 명확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조재학 기자 (2j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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