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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10% 올라도 영업이익률 0.5%포인트 개선 그쳐"


입력 2019.05.30 15:30 수정 2019.05.30 15:49        이홍석 기자

한경연, 매출 1000대 기업 대상 환율 영향 설문조사

"수출 증가 효과도 제한적...외환시장 안정 조치 시급"

한경연, 매출 1000대 기업 대상 환율 영향 설문조사
"수출 증가 효과도 제한적...외환시장 안정 조치 시급"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 기업의 외화환산 이익이 늘고 수출 가격 경쟁력은 높아지지만 실적 개선이나 수출 증가와 같은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사진은 서울 중구 을지로 KEB하나은행 본점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외화를 검수하고 있는 모습.(자료사진)ⓒ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 기업의 외화환산 이익이 늘고 수출 가격 경쟁력은 높아지지만 실적 개선이나 수출 증가와 같은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최근 매출 1000대 기업을 대상으로 환율 상승에 따른 영향을 설문 조사한 결과, 원·달러 환율 10% 상승에 따른 효과는 영업이익률 개선 0.5%포인트, 수출 증가율 1%포인트 상승에 그쳤다고 30일 밝혔다.

한경연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 10% 상승이 영업이익률에 미치는 영향은 어느 정도인가'란 질문에 '영향 없음'이라는 응답이 32.9%로 가장 많았고 '0∼2%포인트 개선'(17.8%)이 그 뒤를 이었다.

영업이익률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한 응답은 42.8%였지만 감소할 것으로 예측한 기업도 24.3%에 이르러 응답 중앙값과 응답률을 가중평균한 결과 영업이익률 개선은 0.5%포인트에 그치는 것으로 추산됐다.

과거 환율 상승시 이뤄졌던 수출 개선 효과도 이제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율 10% 상승시 수출이 늘어난다는 기업은 47.7%로 가장 많았지만 영향이 없다는 기업도 37.9%로 집계돼 수출 개선 폭은 1%포인트에 불과한 것으로 산정됐다.

한경연은 환율 상승이 영업이익률과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인 이유에 대해, “최근 한국의 산업구조는 기업들이 다변화된 글로벌 공급망을 갖춘 복잡한 생태계”라며 “환율 상승이 가격경쟁력을 높여 수출이 늘어난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급격한 환율 변동(상승)에 긍정적 영향을 전망한 기업은 41.4%였지만 부정적 효과를 예측한 응답은 56.5%로 오히려 더 많았다. 이는 환율 상승이 기업과 경제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기대와 다를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한경연은 지적했다.

환율 상승이 미치는 가장 큰 영향으로는 '원자재 재료 비용 부담 증가'가 40.1%로 가장 많았다. 이어 ▲외화환산이익 증가(30.9%) ▲경영환경 불확실성 증대(12.5%) ▲수출 가격경쟁력 확대(10.5%)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환율 변동에 대해 ‘환헤지상품 투자 확대’로 대비한다는 기업이 26.3%로 가장 많았으나 대응책이 없다는 비중도 24.4%에 달했다. 비용 등 원가절감도 23.1%로 비슷한 수준이었다.

특히 종업원 300인 이하 기업의 경우, 대응책이 없다는 응답이 31.9%로 비용 등 원가절감(24.6%)과 환헤지상품 투자 확대(21.7%) 등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나 규모가 작을 수록 기업의 환율 대비책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응답 기업의 62.5%가 환율 상승에 대해 정부의 외환시장 안정조치가 시급하다고 답했으며 수출관련 금융·보증지원이 필요하다는 응답도 15.8%로 뒤를 이었다. 환헤지상품 투자 및 수출단가 조정 등 대비책을 마련한 기업 외에 대비책이 부족한 기업을 위한 정책이 필요한 것으로 풀이된다.

추광호 한경연 일자리전략실장은 “환율상승이 기업에 유리하다는 기대가 단순히 적용되기 어렵다”며 “글로벌 수요 둔화와 미중 무역갈등에 따른 불확실성은 여전한 반면 기업의 체질변화와 경쟁력 강화는 더뎌 최근 환율 상승에 따른 수출 반등에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환율이 올라 어려움을 겪는 기업도 있는 만큼 급격한 외환시장의 변동에 대한 정부와 기업의 면밀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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