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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1위' 타이틀 뺏긴 KB금융, 멀어지는 '리딩뱅크'


입력 2019.05.27 06:00 수정 2019.05.27 06:04        부광우 기자

신한금융 자산 500조 돌파…국내 금융지주들 중 최초

더욱 커지는 자산운용 중요성…금융지주 경쟁 키워드

신한금융 자산 500조 돌파…국내 금융지주들 중 최초
더욱 커지는 자산운용 중요성…금융지주 경쟁 키워드


국내 5대 금융지주 자산 추이.ⓒ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KB금융그룹이 국내 자산 규모 1위 금융지주 타이틀을 신한금융그룹에 빼앗겼다. 신한금융이 올해 들어 자산을 50조원 넘게 불리며 우리나라에 금융지주가 선을 보인 이후 처음으로 자산 500조원을 돌파하는 사이 KB금융은 다소 주춤한 페이스를 보이며 결국 역전을 허용했다. 각종 규제로 한계에 다다르고 있는 대출 영업 대신 자산운용의 중요성이 점차 커지는 가운데 KB금융은 신한금융과의 리딩뱅크 경쟁에서 한 발 더 멀어진 모양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으로 신한·KB·NH농협·하나·우리 등 국내 5대 금융지주들의 자산은 총 2167조8124억원으로 지난해 말(2081조6464억원)보다 4.1%(86조1660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지주별로 보면 가장 눈에 띄는 곳은 유일하게 자산 500조원을 넘어선 신한금융이었다. 국내에 금융지주가 출범한 이래 특정 금융지주의 자산이 500조원 이상을 기록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신한금융의 자산은 513조8654억원으로 같은 기간(459조6005억원) 대비 11.8%(54조2649억원)나 증가했다.

이런 와중 KB금융은 자산을 479조5883억원에서 490조6994억원으로 2.3%(11조1111억원) 늘리는데 그치며 선두 자리를 내줬다. 이밖에 농협금융의 자산이 417조18억원에서 1.8%(7조5676억원) 증가한 424조5694억원을 기록하며 많은 편이었다. 하나금융 역시 385조86억원에서 393조5292억원으로, 우리금융도 340조4472억원에서 345조1490억원으로 각각 2.2%(8조5206억원)와 1.4%(4조7018억원)씩 자산이 늘었다.

이처럼 커진 자산을 기반으로 신한금융은 국내 금융지주들 가운데 가장 많은 이익을 거뒀다. 올해 1분기 신한금융은 965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같은 기간 KB금융의 당기순이익은 8459억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또 우리금융은 6145억원, 하나금융은 5539억원, 농협금융은 517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나타냈다.

자산 규모와 비교한 이익 창출 능력에서도 신한금융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자산 덩치만 큰 것이 아니라 운용 효율성도 좋았다는 얘기다. 실제로 신한금융의 올해 1분기 총자산순이익률(ROA)는 0.80%로 조사 대산 금융지주들 중 제일 높았다. ROA는 기업의 일정 기간 순이익을 총 자산으로 나눠 계산한 수치로, 금융사의 경우 보유 자산을 대출이나 유가증권 등에 운용해 얼마만큼의 순익을 창출했는지를 보여준다. 다른 금융지주들의 같은 기간 ROA는 ▲KB금융 0.71% ▲우리금융 0.67% ▲하나금융 0.59% ▲농협금융 0.41% 등 순이었다.

최근 들어 금융지주들에게 자산운용을 통한 수익 확대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숙제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가 불어나는 천문학적으로 불어난 가계부채와 그에 따른 부동산 값 오름세를 잡기 위해 대출에 제동을 걸고 나서면서다. 은행을 중심으로 한 대출 이자수익이 실적의 핵심이었던 금융지주들로서는 그 동안 키워 온 자산을 바탕으로 한 투자에 더욱 적극 나서야 하는 시점이다.

특히 리딩뱅크 타이틀을 두고 엎치락뒤치락 경쟁을 해 오던 신한금융과 KB금융 입장에서 보면 이 같은 자산운용에 더욱 목을 맬 수밖에 없다. 정부 규제는 물론 장기화 된 저금리 기조 탓에 이자마진을 크게 늘리기 힘든 만큼, 이제는 자산을 얼마나 잘 활용하는지에 따라 자존심 싸움의 성패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산운용의 핵심은 결국 투자 성과다. 이에 양대 금융지주는 관련 총괄 조직을 두고 투자 실적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신한금융은 은행과 증권, 보험, 캐피탈 등 계열사들이 한 데 모여 투자 시너지를 내기 위한 글로벌투자금융(GIB)을 매트릭스 조직으로 운영 중이다. KB금융도 그룹 내 투자 사업을 총괄하는 기업투자금융(CIB) 부분을 두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내외 금융 시장의 여건 상 금융지주의 실적 포트폴리오에서 전통적인 이자이익보다는 비이자이익의 중요성이 한층 커지고 있다"며 "과거만큼 높은 성장을 가져가기 힘든 만큼, 이제는 가지고 있는 자산을 얼마만큼 잘 활용할 수 있을지가 금융사 실적의 핵심이 돼 갈 것"이라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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