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 우승’ 혹시 모를 단판 플레이오프?
맨시티-리버풀 승점 1점 차이로 초박빙 양상
남은 2경기 결과에 따라 희박한 확률로 존재
극히 희박한 확률이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가능성이다. 바로 단판 플레이오프에 의한 프리미어리그 우승 가리기다.
역대급 피 말리는 혈전이 거듭되고 있는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는 이제 팀당 2경기씩만 남겨두고 있다.
유리한 쪽은 1위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다. 30승 2무 4패(승점 92)를 기록 중인 맨시티는 현재 12연승을 내달리며 높은 집중력을 선보이고 있다. 패하기는커녕 도무지 비길 것 같지도 않은 압도적 행보다.
28승 7무 1패(승점 91)로 턱밑 추격 중인 리버풀은 조마조마한 심정이다. 리버풀 역시 7연승을 내달리고 있지만 맨시티와의 격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어 애가 타고 있다. 이대로라면 단 1패하고도 준우승에 머무는 통한의 시즌이 될 수 있다.
물론 공은 둥글기에 예단은 금물이다. 두 팀 모두 잔여 경기를 연승할 확률이 높지만, 맨시티가 갑작스러운 부진에 빠질 수 있고 그 대상이 리버풀일 수도 있다. 심지어 승점 동률 상황이 발생해 희대의 플레이오프가 치러질지도 모를 일이다.
프리미어리그 규정상 순위를 가리는 방식은 네 단계다. 먼저 승점을 따져보며, 동률 시 골득실, 승점과 골득실 동률 시 다득점 우선 원칙이 적용된다. 이마저도 같다면 순위 동률로 시즌을 마감한다. 스페인 리그처럼 두 팀 간 상대 전적은 고려 대상이 아니다.
순위를 꼭 가려야할 예외의 순간이 있다. 바로 우승과 강등, 그리고 유럽클럽대항전(챔피언스리그 또는 유로파리그) 진출 여부가 걸렸을 때의 상황이다. 이럴 경우, 단판 플레이오프 경기를 통해 최종 순위를 가리며, 장소는 두 팀과 무관한 중립 장소로 결정된다.
매우 낮은 확률이지만, 맨시티와 리버풀이 단판 플레이오프를 치를 가능성이 존재한다. 승점 1차이의 두 팀은 앞으로 남은 두 경기서 승점 동률을 이루고, 골득실과 다득점마저 같아지면 사실상의 결승전을 치를 수 있다.
프리미어리그 1~2위, 플레이오프 경우의 수
맨시티 : 37라운드 vs레스터 시티(홈) / 38라운드 vs브라이튼(원정)
리버풀 : 37라운드 vs뉴캐슬(원정) / 38라운드 vs울버햄튼(홈)
1. 승점 동률 상황
;맨시티 1-0승, 0-1패 / 리버풀 4-0승, 3-3무
;맨시티 0-0무, 0-4패 / 리버풀 3-3무, 3-3무
;맨시티 0-3패, 0-2패 / 리버풀 3-3무, 3-4패
;맨시티 2경기 0-0무 / 리버풀 5-0승, 1-2패
2. 승점 동률 상황 시 골득실 동률이면 단판 플레이오프
위와 같은 상황이 전개되면 맨시티와 리버풀은 승점, 골득실, 다득점이 모두 같아진다. 그러면 챔피언스리그 결승전만큼이나 흥미로울 단판 플레이오프가 펼쳐질 수 있다.
역대 프리미어리그에서 단판 플레이오프를 치른 적은 아직 한 번도 없다. 우승은 물론 강등권, 유럽클럽대항전 진출과 관련한 순위가 이전에 결정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에 성사될 경우 축구팬들은 그야말로 역사의 현장을 목격할 수 있다.
과거 한 차례 성사될 뻔한 적이 있었다. 1995-96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뉴캐슬의 우승 다툼 때였다.
당시 1위를 질주하던 맨유는 35라운드서 사우스햄튼에 덜미를 잡혔고, 승점 73에 머물렀다. 이튿날 34라운드 일정을 치른 뉴캐슬이 아스톤빌라를 잡았고 승점 67이 되며 플레이오프 가능성이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두 팀은 다음 라운드에서도 승리를 거뒀고,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은 혹시 모를 플레이오프 대비에 나섰다. 장소는 웸블리 스타디움이었고 단판 플레이오프 티켓까지 제작돼 판매 예정이었다. 하지만 맨유가 잔여 경기를 연승하고, 뉴캐슬이 2무에 그치면서 역사적인 첫 플레이오프는 이뤄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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