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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 500대 기업에 국내 기업 13곳에 불과...中에도 뒤져


입력 2019.04.24 11:20 수정 2019.04.24 13:15        이홍석 기자

美(196)·日(85)과 큰 격차...투자 中 2배 늘때 11.5%↑에 불과

국내 500대 기업 중 삼성전자 비중 48.6%, R&D 쏠림현상 심각

글로벌 R&D 500대 기업 현황.ⓒ한국경제연구원
美(196)·日(85)과 큰 격차...투자 中 2배 늘때 11.5%↑에 불과
국내 500대 기업 중 삼성전자 비중 48.6%, R&D 쏠림현상 심각


전 세계 연구개발(R&D) 500대 기업 중 국내 기업은 13곳에 불과해 미국과 일본은 물론, 중국에도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국내 500대 기업 중 삼성전자의 비중이 절반에 가깝고 투자분야도 제조업이 대부분이어서 쏠림현상도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경제연구원은 글로벌 R&D 500대 기업과 한·미·일·중 각 국가별 R&D 500대 기업 분석을 통해 국내 기업들의 R&D 상황을 점검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4일 밝혔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데이터베이스(DB)를 이용해 지난해 글로벌 R&D 500대 기업(연결재무제표 기준)의 동향을 분석한 결과, 미국이 196개로 1위를 차지했고 일본은 85개로 2위를 기록했다.

그 뒤를 이어 중국이 33개, 독일이 24개, 프랑스 22개로 각각 3·4·5위를 기록했다. 한국은 13개에 불과해 영국(20개)·대만(15개)·아일랜드(14개)에 뒤이어 9위를 차지했다.

글로벌 R&D 500대 기업에 속한 국내 기업은 삼성전자(3위)·SK하이닉스(68위)·LG디스플레이(159위)·현대자동차(172위)·LG화학(184위)·기아자동차(204위)·현대모비스(231위)·삼성SDI(276위)·포스코(285위)·삼성전기(347위)·SK텔레콤(402위)·SK지주회사(406위)·LG전자(413위) 등이었다.

국내 기업들은 기업 매출액 대비 R&D 투자비율을 의미하는 ‘R&D 집중도’도 낮았다. 글로벌 R&D 500대 기업들의 매출액 대비 R&D 투자액 비율이 평균 5.5%에 달했으나 한국은 3.7%로 평균에 미치지 못하는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R&D 500에 속한 기업들의 R&D 비용은 5년간 5621억달러(약 644조원)에서 7847억달러(약 900조원)로 평균 39.6% 상승했다. 미국 기업들은 2387억 달러에서 3716억 달러로 55.7% 늘었고 일본 기업들도 848억달러에서 1030억 달러로 21.4% 증가했다.

특히, 중국은 234억달러에서 488억달러로 R&D 투자액이 2배 이상 급증하며 눈에 띄게 성장했다. 반면 같은 기간 한국은 235억달러에서 262억달러로 11.5% 증가했는데 이마저도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나머지 12개 기업은 99억달러에서 94억달러로 오히려 5.6% 감소했다.

한경연은 삼성을 제외할 경우 국내 R&D 투자액이 235억달러에서 99억달러로 절반 이상 줄어든다고 밝혔다. R&D 500대 기업들의 투자금액 순위에서 한국은 전체 국가 중 8위를 차지하지만 삼성을 제외하면 아일랜드(8위)·네덜란드(9위)·스웨덴(10위)·대만(11위)에 뒤이어 12위로 순위가 하락했다.

한경연은 이어 한·미·일·중 4개 국가의 각 국별 R&D 500대 기업의 투자금액을 분석한 결과, 국내 1위 기업 의존도가 다른 국가에 비해 최대 7배 높다고 밝혔다. 미국(아마존)과 일본(도요타)은 1위 기업 비중이 각 7.0%, 7.5%이고, 중국(화웨이)은 21.1%였다.

반면 한국은 삼성전자의 투자비중이 48.6%를 차지하고 있어 1위 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다른 국가들은 우리나라와 달리 1위 기업뿐 아니라 다양한 기업들이 R&D 투자를 활발히 하고 있다는 의미다.

한국은 업종 쏠림 현상도 심각했다. 글로벌 R&D 500대 기업 소속 국가들이 투자하는 산업은 평균 16개였는데 한국 10개에 불과했다. 이는 미국 43개, 일본 33개, 중국 18개 등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특히 한국은 10개 산업 대부분 제조업에 기반을 두고 있어 전통산업부터 신산업까지 다양한 산업에서 R&D가 실시되고 있는 미국과 대비됐다.

한경연은 국내 R&D 500대 기업들의 투자분야 역시 제조업 중심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삼성전자가 포함된 기술 하드웨어 및 반도체 투자액이 58.1%를 차지했다. 반면 생명공학 분야는 전체 투자액(346억8000만달러)의 1.3%, 헬스케어는 0.5%, 의약품은 2.9%로 저조했다.

김윤경 한경연 기업연구실장은 “혁신기술 보유에 따른 승자독식이 강해지는 상황에서 우리나라 R&D가 부진한 모습”이라면서 “주력산업인 제조업 혁신과 함께 신산업 확대를 위한 R&D 투자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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