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오늘 최고인민회의 참석…대외 메시지 '촉각'
북핵해법 절충안 '굿 이너프 딜' 美 수용할까
김정은, 오늘 최고인민회의 참석…대외 메시지 '촉각'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교착 상태에 빠져있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미정상회담을 진행한다.
문 대통령은 북핵 해법 절충안을 둘러싼 트럼프 정부의 지지를 이끌어 내면 북미대화의 불씨를 살렸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반면에 한미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할 경우 '김정은 대변인' 역할을 자처했다는 여론의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우선 문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한미공조 균열 논란을 극복하고 새로운 비핵화 절충안을 타진해야한다. '포괄적 합의'와 '단계적 이행'이 골자인 이른바 '굿 이너프 딜'의 필요성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공감을 이끌어내야 하는 것이다.
현재 북미는 비핵화 해법에 대해 각각 '단계적해결'과 '일괄타결론'을 놓고 팽팽하게 맞서는 상황이다. 문 대통령의 절충안은 북미 양측의 간극을 최소화 시키고 핵협상 재개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에도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고 밝히면서 북미대화 재개 의지를 수차례 내비춰 왔다. 우리 정부의 대화 촉진 시도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의향이 있음을 암시하는 부분이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약속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모든 보상을 이전 상태로 되돌린다는 '스냅백' 조항을 남북경협에 적용한 절충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대북제재에 비해 부담이 적은 개성공단 및 금강산관광 사업을 대화를 이끌어내는 '마중물'로 활용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같은 절충안을 수용할 경우 발전된 남북관계로 북미 협상을 견인한다는 정부의 '선순환' 구상에 힘이 실리고, 남북경협 및 3차 북미정상회담 논의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최근 워싱턴의 기류에 비춰보면 '굿 이너프 딜' 절충안이 곧바로 수용될 것이라고 예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굿 이너프 딜'은 북한의 전형적인 협상 전술인 '살라미 전술'과 근본적으로 차이가 없어 보인다고 지적하고 있다. 북측이 비핵화 과정을 잘게 쪼개 단계마다 주고받기 협상을 하다 도중에 협상을 뒤집을 가능성이 열려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북한은 불완전한 비핵화 조치만으로 보상을 챙긴 뒤 다시 핵 프로그램을 재건하는 행위를 반복해왔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같은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며 '일괄타결론'을 쉽게 철회하지 않으려는 분위기다.
특히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한미정상회담을 목전에 둔 9일(현지시각) 상원 청문회에서 김 위원장을 '독재자'라고 표현하고 '대북 최대압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각) 북미 협상에 대해 "올바른 합의가 있어야 한다"며 '일괄타결·일괄이행' 원칙을 재확인했다.
전문가들은 문 대통령이 북한의 비핵화 진정성과 절충안의 필요성을 타진하고 미측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미 조야에 '한국은 미국의 편이 아닌 북한을 편든다'는 인식이 확산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북한의 반응도 관건이다. 김 위원장은 한미정상회담보다 10시간가량 앞서 북한 최고인민회의를 주재하고 북미협상 관련 입장을 표명할 수 있다. 또는 한미정상회담 결과를 살핀 뒤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공식입장을 내놓을 수 있다.
김 위원장이 미국과 대화를 재개하겠다는 유화적인 손짓을 보내면 비핵화 논의는 다시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에 대미 강경 메시지를 표출하거나 남한의 소극적인 경제협력에 불만의 강도를 높이면 현 교착국면이 지속되는 것이 불가피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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